학살의 시대여, 너의 시대도 끝나리
  • [北 홀로코스트]에 분노의 대연합을


  •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北의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장성택 판결문>만 보면,
    그는,
    적어도 [국가전복 음모]에 관한 한
    무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판결문 어느 구석에도
    그가 [인민공화국]을 없애려 했다거나,
    김 씨 왕조를 폐지하려 했다거나,
    조선로동당 1당 독재를 철폐하려 했다거나,
    폭력을 쓰려 했다거나,
    미제의 간첩이라거나,
    하는 대목은 없으니 말이다.

    기껏해야

    “경제가 완전히 붕괴하면
    자기가 총리가 되겠다는 개꿈을 꿨다”

    “총리가 돼 돈을 풀면
    인민과 군대가
    자기 만세를 부를 것이라고 망상했다”


    는 정도다.

    개꿈과 망상이 어떻게 ‘국가전복 행위’가 된다는 것인가?

    결국 김정은과 [반(反)장성택 연합]이
    장(張)을 참살한 것은
    그가 진짜 [국가전복]을 꾀했대서라기보다는,
    너무 많이 거느렸고,
    너무 많이 [문어발]이었고,
    너무 많이 [보따리]를 찼고,
    너무 많이 챙겼고,
    너무 많이 [1번 동지] 행세를
    한 탓이었을 듯싶다.

    그러나 권력투쟁은 항상 명분투쟁을 동반한다.

    “선군(先軍)주의냐 경제주의냐,
    교조주의냐 수정주의냐?”


    같은 게 그것이다.

    공산당 숙청사(史)에 등장하는
    흔한 죄목 중 하나가 [수정주의]란 것이다.

    공산주의자면서도
    경제는 경제논리로 다루려 한 [이윤(利潤) 파]를 뜻했다.

    스탈린-마오쩌둥도
    정적(政敵) 부하린-류샤오치를
    다 그 명목으로 죽였다.

    장성택도 그런 수정주의 부패분자로 몰렸다.

    “자본주의 날라리 풍을 불러들이고...”
    한 판결문 대목이 그걸 말해 준다.

    북한을 거덜 낸 장본인은 그러나
    수정주의 이윤파(派)가 아니었다.
    선군주의로 경제를 파탄시킨
    김씨 왕조와 그 훈구(勳舊) 파였다.

    그러나 [절대 진리]인 그들이
    잘못을 시인할 순 없다.
    모든 나쁜 일은 안팎의 적 탓이어야 한다.
    그래서 적은 계속 있어야만 한다.
    과도기일수록
    그 적들에 대한 무자비한 투쟁은 더욱 더 있어야 한다.

    근래에 와 그들은 특히
    “돈벌이를 장려하고...안일해이하고 무규률적인 독소를 퍼뜨리는”
    [장성택 식 세속주의]를 마냥 놓아두었다간
    그것이 장차 자신들의 [성부(聖父) 성자(聖子) 성손(聖孫)]
    [3대 신정(神政) 체제]를 흐트러뜨리지나 않을까,
    우려했을 수도 있다.
    이래서도 누군가는 반드시 역적의 자리에 와있어야 했다.

    그것이 마침 장성택이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역적 몰이는 이것으로 다 끝나는 것인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둬야 하는가?

    지금으로선 그저 두고 볼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그러나 21세기 대명천지에

    로마의 칼리굴라 황제,
    러시아의 이반 4세,
    프랑스 혁명 과격파 로베스피에르,
    아이티의 파파 독,
    우간다의 이디 아민

    같은 폭압이
    한반도 북쪽에서 저렇듯 피 비린내를 풍기는데도
    문명(文明)세계가
    아무런 분노도 의협도 표하지 않는다면,
    그건 문명적이라 할 수 없다.

    더군다나 한반도의 문명됨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공화]의 시민 정신은,
    이 참극을 더욱 더 방관할 수만은 없다.
    통렬한 도덕적-감성적 개입을 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천황제 파시스트 전체주의 체제]
    의 권력핵심부가 자행한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고,
    정적들에 대한 그들의 야만적 살육을
    문명세계 전체의 긴급의제로 상정해야 한다. 

    관료는 관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새누리 웰빙 족은 그렇게 안 하는 게 오히려 제격이다.

    민주당과 재야 [민주투사]들은
    [박근혜 유신독재](?)엔 천막 농성으로 맞섰지만
    [김정은 살인독재]엔 너무나 차분하다.

    [국정원 댓글]
    [박근혜 아웃]으로 맞선 신부 운동꾼들도
    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의 [인간 도살]
    [김정은 아웃]으로 맞서질 않는다.

    그런 김정은 체제를 “강화시켜줘야 한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홀로코스트의 주범 히틀러를 강화시켜주자는 것인가?
    교황 비오 12세는,
     그것에 침묵한 것만으로도 비난을 샀다.

    [자유-민주-공화]의 시민정신은
    그런 부류들과는 달라야 한다.

    남북을 통틀어
    “박수 좀 건성건성 쳤다고,
    사람을
    어떻게 기관총으로 찢어발기고
    화염방사기로 지지느냐?”

    인간 분노의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
    그 공감대 위에
    남북을 트는 [반(反)폭정 피플스 파워]를 엮어 세워야 한다.

    남북 양쪽의 분노한 사람들,
    요덕을 거부하는 사람들,
    잔인함에 몸서리치는 사람들,
    국제사회 양심들,
    그리고 맞아죽고 굶어죽고 처형당한 원귀(寃鬼)들까지,
    [폭정 종식]의 대 합창에 초대해야 한다.

    그리고 노래해야 한다.

    “시대의 학살이여/
    학살의 시대여/
    핏빛 강물 흐르면/
    너의 시대도 끝나리/
    끝나게 하리” 


    한반도 북쪽의 [홀로코스트]에 침묵하는 것,
    훗날 역사의 냉엄한 비판을 받을 것이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