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노동당과 군, 내각 등의 고위간부를 모아놓고 '유일 영도체계' 확립에 대한 연설을 직접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연설했고 조선노동당출판사는 이 연설을 소책자로 발행했다.

    연합뉴스가 22일 입수한 이 책자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수령님의 영도에 의해 역사적으로 내려오던 종파주의, 사대주의를 비롯한 온갖 반당적 사상조류들이 극복됐다"며 "장군님께서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당안에 숨어있던 반당 수정주의분자들의 책동을 폭로 분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계승하고 심화발전시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내놓기로 했다"며 새로 개정한 10대 원칙의 전문을 소개했다.

    특히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의 제6조 5항은 "당의 통일단결을 파괴하고 좀 먹는 종파주의, 지방주의, 가족주의를 비롯한 온갖 반당적 요소와 동상이몽, 양봉음위하는 현상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해야 한다"고 새로 명시했다.

    이 대목은 장성택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키로 결정한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 비판에 적극 활용됐다.

    북한은 당시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이 "동상이몽, 양봉음위 하다가 혁명의 대가 바뀌는 역사적 전환의 시기에 와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을 개정해 발표한 것은 장성택에 대한 견제나 나아가 숙청까지 염두에 두고 준비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원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직후인 1974년 4월 14일 '전당과 온 사회에 유일사상체계를 더욱 튼튼히 세우자'라는 연설을 통해 발표됐다.

    특히 김일성 주석의 통치는 '유일사상체계'로, 당시 후계자 신분이던 김정일 위원장 본인의 통치는 '유일적 지도체계 확립'으로 표현하며 북한 사회가 자신에게 충성해야함을 적시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아버지가 만들었던 10대 원칙을 39년만에 '당의 유일영도체계 10대원칙'으로 개정하고, 아버지처럼 직접 고위간부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본인의 유일영도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이 연설을 한 6월 19일은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노동당에서 사업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