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바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마지막 왕조인 로마노프 일가의 편지들이 경매에서 약 9억원에 낙찰됐다.

    러시아 황제인 니콜라이 1세, 알렉산드르 2세와 그들의 가족이 쓴 미공개 편지 230여통이 9일(현지시간) 열린 경매에서 제시 가격의 10배 수준인 74만3천 스위스프랑(8억8천만원)에 팔렸다고 경매를 주관한 방트 호텔(HDV)이 10일 밝혔다.

    러시아 황실의 비밀을 담은 이 편지들은 러시아어, 프랑스어, 영어로 쓰였으며, 대부분 니콜라이 1세의 딸이자 알렉세이 2세의 여동생인 올가 니콜라예브나 대공비에게 보낸 것이다.

    이 편지는 두 황제의 신념과 정치적 고뇌는 물론 러시아 황실의 내밀한 비밀을 담고 있다고 방트 호텔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니콜라이 1세가 그의 처제에게 선물한 화병 한 쌍은 158만 스위스프랑(18억7천만원)에 팔렸으며 알렉산드르 1세가 그리스 왕자에게 선물한 담배 상자는 52만2천 스위스프랑(6억2천만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유물이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로마노프 왕조의 비극적인 역사 때문이다.

    1613년부터 표트르대제, 예카테리나 여제 등 강력한 지도자를 배출하며 약 300년간 러시아의 황금기를 이끈 로마노프 왕조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몰락했다.

    1918년 알렉산드르 2세의 손자이자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의 일가족은 모두 총살당했지만, 이후 니콜라이 2세의 막내딸인 아나스타샤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나타나 비극적인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이 영화화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매에서 판매될 예정이었던 알렉산드르 3세 일가족의 미공개 사진은 러시아 영사관이 제네바 검찰에 판매를 중지하고 사진의 출처를 밝혀달라고 요청해 경매 품목에서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