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학위가 개인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증표로 떠오르면서 이를 취득하려는 열풍이 불고 있다.
북한의 학위는 논문 등 학문적 성과를 낸 사람이 받는 것으로, 학사(우리의 석사에 해당)와 박사 두 종류가 있다.
연합뉴스가 3일 입수한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11월 22일자는 김일성종합대 계응상농업대학 국토건설학부의 교원과 연구사 전원이 학위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대학에서 교원은 강의하는 사람이며 연구사는 연구에만 종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북한에서는 학위 없이도 교원이나 연구사가 될 수 있다. 학위를 갖고 논문 지도 등 교육 성과를 내면 교수나 부교수의 칭호를 받는데 이를 '학직'이라고 한다.
국토건설학부는 일찍부터 학위 소지자를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능한 교원이 신입교원을 1 대 1로 맡아 학위 취득 과정을 지도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위 소지자가 꾸준히 늘었으며 지난 9월 9일 정권수립 기념일을 전후로 신입교원 2명이 추가로 학위를 받아 학부 교원·연구사 전원이 학위를 갖게 됐다.
이에 대해 민주조선은 "당의 과학기술중시 사상을 높이 받든" 사색과 탐구의 산물이자 "높은 실력으로 당의 후대(後代)교육 사상을 현실로 꽃피워가는" 노력의 열매라고 평가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7일 청진 제2사범대학의 학위 취득 열풍을 조명했다.
이 학교는 당의 지도 하에 모든 교원이 학위를 따는 것을 목표로 '조직사업'을 벌인 결과 전체 교원의 65% 이상이 학위 소지자가 됐다.
신문은 청진 제2사범대학이 "실력을 높이기 위한 열풍, 자질 향상의 된바람(선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학위 취득 열풍은 교육기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2일에는 산부인과 병원인 강원도 산원이 학위 따기 운동을 벌여 진료 성과도 크게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이 병원 부서인 '1부인과'는 소속 의사 전원이 학위를 취득해 "그 어떤 환자들도 막힘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갖추게 됐다.
병원은 1부인과에서 일어난 자질 향상 노력의 열기를 확산하고자 1부인과 의사들을 다른 과에 분산 배치했다. 이후 "온 병원에 실력경쟁의 열풍이 차넘치게" 됐으며 다수의 의료진이 학위 소지자가 됐다.
북한에서 최근 학위 취득 붐이 일고 있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지식경제강국'을 추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지식경제강국을 목표로 내세운 북한이 이를 뒷받침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