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수,목 드라마(밤10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 (연출 강신효 부성철ㅣ 극본 김은숙) 7일 방송에서 자기와 너무나 다른 세상에 사는 탄을 피하는 은상이한테 탄은 그 나이답지 않게 좋아하는 감정을 넘어서 그 감정의 구체적인 실현을 하려는 모습이 감동을 주고 있다.  



    예고없이 탄(이민호)의 집을 찾아 온 영도(김우빈)는 은상이(박신혜)를 보게 된다. 
    영도가 은상이를 좋아하고 있는 것을 안 탄은 선전포고 하듯이 말한다.

    "차은상이와 사귀어!"

    저녁에 둘은 포도창고에서 만난다. 이 곳은 식구들 눈을 피해 둘이 만나는 장소다.

    "너랑 사귄다고 했어! 우리 오늘부터 사귀자!"

    탄의 말에 화를 내는 은상.

    "귀하게 커서 세상 무서운 줄도 모르고.. 그래 사귀어 보자!
    라헬과 약혼깨고 집에서 쫓겨나도 내가 좋다는 소리 나오는지... 내가 너랑 어울려?"

    "내 진심이 우스워?
    난 널 위해 용기를 냈는데 넌 날 위해 그 어떤 것도 안 하려고 한다는거야?"
    "예쁜 꿈이었는 줄 알았더니 나쁜 꿈이다!" 
     


    탄과 대외적인 엄마인 제국고 이사장인 정지숙(박준금)과 라헬(김지원)과 라헬 엄마(윤손하)가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라헬이 폭탄선언을 한다.

    "탄이와 파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기절초풍 놀라는 두 엄마는 결혼 당사자인 두 사람의 의견 같은 건 들어 볼 생각도 안 하고 애들을 내 보내고 둘이서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사업을 위해 한 사람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과 인격쯤은 버려야 하는 것이 왕관의 무게인가보다. 아니 왕관이라는 말을 붙일 자격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네가 원하는 게 뭔데?"
    "좌절하고 상처받는 거, 현실을 깨닫고 무너지는 거, 네가 누리고 있는 전부와 차은상을 바꿀 수 있는 지 없는 지 두고 보자! 파혼하는 즉시 어떤 일이 양 쪽 집안에서 일어나는 지 봐!"

    꽃다운 18살 나이에 어찌 이리도 매섭고 살벌할까? 메리 여왕을 보는 것 같다. 라헬의 예언대로 말이 떨어지자마자 벨이 울린다. 


    제국그룹 회장인 아버지(정동환) 앞으로 불려 간 탄은 파혼하는 것에 대해 추궁을 받는다.

    "넌 원(최진혁)이와 달라! 네가 힘을 가지려면 보험이 필요 해! 라헬은 최고의 보험이야!"

    자기 돈도 아니고 남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이 과연 그리 녹록하게 보험이 되어줄까? 그 보험이 당장 내일 깨지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귀한 아들을 어찌 보험한테 팔아 넘기려 할까?

    "이 집은 제가 있으면 더 쓸쓸해지네요!"



    어마어마한 제국고 학생들 캠프비용을 아들을 위해 신나게 내 놓고 왔는데 탄은 안 간다고 하니 그렇잖아도 엄마이면서도 엄마인 것을 내 놓고 말 할 수 없는 한기애(김성령)는 몹시 속이 상한다. 대신 은상 이름으로 올려 놓았다. 은상이는 탄하고 얘기 좀 하자고 하는 데 탄은 일부러 못 들은 척 하고 이층의 자기 방으로 올라 가 버린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서 은상은 망설이고 있다. 그 곳은 자신이 넘 볼 수 없는 딴 세상이다.
    탄의 방 앞에 섰지만 들어가지 못하는데 탄이 들어 오라고 한다.
    은상은 캠프에 가라고 설득하고 나가려 하는데 탄이 가지 못하게 한다.

    "난 여기 오면 안 돼! 네가 사는 집과 내가 사는 방은 다른 세계야!
    내가 넘어 설 수 없는 문턱들이 있어! 네 방은 그런 문턱이야!"


    탄은 은상이를 가만히 안으며 나직히 말한다.

    "조금만 기다려! 이 세상 모든 문 턱을 넘을 수 있게 해 줄 께! 지금 방법을 생각 중이야!"

    한 때의 청춘의 끓어 오르는 감정인지 진짜 사랑인지... 아니면 그 사랑이 진심이라고 해도 그 깊이가 어떤지는 책임 여부에 달렸다고 하지 않던가?

    "너 복잡한 가족관계 애들 모르지? 너 나 못 지켜! 넌 너나 지켜!"

    탄이 좋아한다고 직접 말했을 때 은상이가 한 말로 상처 입은 탄은 잠시 은상이를 외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동안에 탄은 이미 두 사람의 현실을 알고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의젓한 탄의 말에 은상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불안한 마음이 조금 가라 앉는다.

    그렇지만 알고 있는 것, 생각이 실제와 마주쳤을 때 그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탄은 과연 지독하고 냉혹한 재벌들의 방식을 거스릴 수 있을까?

    어쩌면 아버지조차 탄을 서자라는 선상에 올려 놓고 보는, 그 지긋지긋한 서자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길은 은상이를 택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구 한 바퀴보다 더 먼 문 턱이 과연 무너질 수 있을까?
    보기만 해도 가슴이 아려오는 문 턱이다.

    [사진출처=SBS드라마 상속자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