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월,화드라마(연출 기민서 김진우 극본 박재범) <굿닥터> 9월 30일 방송에서 고충만 과장이 털어 놓는 인간적인 아픔이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아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자신의 약점을 이용하여 시온(주원)이와 최우석 원장(천호진)을 쫓아 내려고 비열한 짓을 하던 고충만(조희봉) 과장이 근래에 완전히 딴 사람이 되었다. 윤서(문채원)에 표현에 의하면 영혼 체인지라도 한 것처럼.

    자신이 쫓아 내려던 시온이는 이제 병원에서 아무도 건드릴 수 없게 완전히 자리를 잡아간다. 오히려 모든 사람한테 사랑받고 인정을 받고 있다.

    자신이 한 짓이 있기 때문에 시온이를 떨떠름하게 대하고 있는 레지던트 2년 차 우일규(윤박)는 요사이 박시온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고과장한테 묻는다. 

    "아주 오래 전부터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낙제 점수 받았을 때 왜 점수를 올려 주셨습니까?"
    "네가 나 같아서! 진짜 서전은 되고 싶은 데... 온통 수재나 천재 밖에 없고,
    나도 한다고 했는데 도저히 못 쫓아가겠고 쳐지기만 하구... 
    나도 병원에서 겨우 살아 남았어! 네가 딱 내 꼴이었어!
    어떡하든 널 남기고 싶었어... 그럼 잘  할 것 같았거든! 난 그런 사람이 없었거든!" 
     

     

     


    한 두 사람이 아닌 사방천지에 깔려 있는 정말 잘 난 사람들 틈 속에서 더군다나 해서는 안 될 짓까지 하여 인간적으로도 떳떳지 못하여 바늘 방석 같았던, 허허벌판에 부는 바람처럼 서늘하고 외로운 바람이 가슴을 때리고 지나가고 있었는데... 일규는 울컥한다.

    약육강식의 정글같은 험한 세상을 안간힘을 다해 헤쳐나가야 하는 힘 딸리는 서러움과 비애가 밀려 와 두 사람은 말없이 한 없이 술을 마신다. 


    정신없이 자다가 어슴츠레 눈이 떠진 고과장은 눈 앞에 벌거벗은 웬 남자를 보고 기겁을 하고 놀란다. 


     

    "저한테 무슨 짓을 한 것입니까?"

    놀라기는 우일규도 마찬가지!
    벌거벗은 모습으로 서로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 폭소를 자아내면서도 평범한 사람들의 인간적이고 정겨움을 그리고 있는 한 편의 에피소드를 보는 것 같다. 


    집으로 가다가 포장마차에 엎드려져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발견한 시온이가 자기 집으로 데려 온 것이다.

    "두 분 옷에 찌개 국물이 범벅이 되어서 세탁했습니다. 육개장이 준비되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빨리! 빨리! 옷은 아직 안 말랐습니다. 제 옷 입고 가시면 됩니다!"

    시온이는 집에다 인스턴트 육개장을 술국으로 잔뜩 사다 놓고 있다. 그런데 육개장 재료인 고사리가 적은 것을 보고 더 사다 넣었다고 한다. 시온이는 온갖 재롱으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며 즐겁게 해 준다.

    요사이 주원이는 서번트 증후군의 천재적인 의사로서 보다 갖가지 재롱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그 재롱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아주 잘 어울린다.

    [사진출처 = KBS2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