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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에 달하는 탄탄한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민생 드라이브에
브레이크가 또 걸렸다.임기를 1년 7개월여 앞두고 돌연 사퇴한
양건 감사원장이 직무 수행에 [외압]이 있었다고
말하면서다.국가정보원의 댓글 개입 의혹이
국정조사를 끝으로 마무리 수순을 밟던 가운데
또 다시 독립기관의 중립성이 훼손되는 사태가 빚어져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양 감사원장은
26일 이임사에서
외압의 주체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직무의 독립성-정치적 중립성에
위협이 있었음을 강조했다.“재임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다.”- 양건 감사원장
양 감사원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3월에 임명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체설이 분분했지만
박근혜정부에서도 6개월 간 자리를 지켰다.그러나 감사원의 독립성 논란은 피해갈 수 없었다.
4대강 사업을 두고
MB정부 시절에는
“문제가 없다”는 감사결과를 내놓고
새 정부 들어서는
“대운하 사업을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고 발표해
[정치감사]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양 감사원장은 이임사에서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했다.이를 두고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양 감사원장의 손을 떠나
다른 힘에 의해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또 청와대가
장훈 중앙대 교수를 감사위원에 임명하려고 했으나,
정치적 중립성을 들어
양 감사원장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외압설에 힘을 보태는 실정이다.그러나 장 교수는
감사위원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양 감사원장이
사퇴를 개인적인 결단으로 발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새 정부에서는
양건 감사원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유임했는데
자신의 결단으로
스스로 사퇴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 이정현 홍보수석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저런 추측성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것은 청와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반면에 헌법기관으로
독립성이 보장된
국정원에 이어 감사원까지 외부압력 논란이 일자,
민주당의 공세는 힘을 받는 모습이다.국정원 사태로 시작한 장외투쟁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시들거리던 때에
감사원의 외압 논란에 기운을 얻은 모양새다.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원장의 사퇴의혹을 인사문제로 직결시켰다.“양 원장의 사퇴의혹 자체가
헌법 위헌이자,
도전이고 대단히 심각한 인사 스캔들이다.청와대가
논공행상 인사를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암투 의혹 등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야 한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야를 향해 9월 정기국회에서
민생 법안처리를 간곡히 부탁했다.
민생과 관련한 5자회담도 거듭 제안했다.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전월세 관련 대책들이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못할 경우
경기활성화 대책은
[강 건너 불구경]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민주당이
5자회담의 조건으로
민생법안 논의 외에도
감사원 사태의 진실규명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하반기 정책드라이브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