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1’ 보도내용만 확인한 국방부 감사관실 “증거? 없다”‘스타 연예병사’ 특혜와 언론 플레이의 최대 피해자는 60만 장병
  • 18일 국방부는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모든 [문제]가 끝난 걸까?

    국민들이 보는 시각은 [아니다].
    오히려 60만 국군 장병의 사기는 떨어지고,
    국방부는 국민들의 불신을 사게 됐다.
    그 원인은 누구에게 있을까? 


    SBS ‘현장 21’ 보도 내용만 복습한
    국방부 감사관실


    18일 국방부 감사관실 직무감찰과장은 정례브리핑에서
    10명의 인력으로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5일까지 조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 지난 10일 전역한 <정지훈(일명 비)>을 제외한,
    15명의 [연예병사] 중 8명만 징계대상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 SBS 현장 21 방송내용 중 한 장면. '진짜' 스포츠마사지를 하는 업소는 19세 미만 학생도 이용할 수 있다.
    ▲ SBS 현장 21 방송내용 중 한 장면. '진짜' 스포츠마사지를 하는 업소는 19세 미만 학생도 이용할 수 있다.



    15명의 [연예병사]는
    세븐, 상추, 이석훈, 이 특, 이혁기,
    이지훈, 정준일, 김경현, KCM, 류상욱,
    김무열, 이준혁, 최재환, 김민수, 김호영 등이다.

    징계대상 8명들의 경우
    휴대전화를 무단으로 부대에 반입해 사용한 건 [기본]이었다.

    이들 중 A일병과 B일병은 춘천 공연 후 숙소를 무단이탈,
    한 시간 가량 주변 [안마방]을 기웃거렸다.
    이들이 <SBS 현장 21> 취재팀에게 발각된 병사들이다.

    C병장과 H상병은 춘천 공연 후
    별다른 이유 없이 외출을 해 영화를 보러 다녔다.
    H상병은 인솔 간부의 허락을 맡았다는 이유로 경징계를 받게 됐다.

    국방부는 감사관실의 보고 내용에 따라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하고,
    15명 중 전역 3개월 미만인 KCM, 김경현, 정준일을 제외한
    12명은 전방 지역으로 배치, 보직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병사]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국방홍보원 관계자들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연예병사] 제도 폐지를 설명하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먼저 국방부는 <국방홍보지원대(연예병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특히 <홍보지원대원>에 대한 관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국방부가 <홍보지원대원>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것은 제도를 만든 취지가
    군 홍보와 장병 사기 증진을 위한 것인데
    연이어 발생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되레 우리 군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특히 성실하게 군 복무를 하고 있는 60만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이 제도가 군 홍보를 위한 제도인데
    오히려 <홍보지원대원>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판단해 폐지하기로 했다.”

  • ▲ 한 블로거가 연예병사들의 규정위반 사항을 정리했다. 이들이 '보통 병사'였다면 최소한 영창행이다. [도표: 블로거 아이앰피터 발췌]
    ▲ 한 블로거가 연예병사들의 규정위반 사항을 정리했다. 이들이 '보통 병사'였다면 최소한 영창행이다. [도표: 블로거 아이앰피터 발췌]

    국방부는 이처럼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국방부 감사관실이 발표한 내용은
    <SBS 현장 21> 취재팀이 보도한 내용을 넘지 못한 탓에
    욕을 먹고 있다. 


    [욕]하고 싶은 건 軍 전체 아니라
    [미꾸라지 연예병사들]


    여기서 생각해 보자. 국민들이 욕 하는 게 정말 국방부 잘못이라 그러는 걸까?

    18일 브리핑 중 기자들이
    “이미 전역한 [비]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느냐”
    “다른 기강해이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증거가 없다. 있으면 가져와라”고 답했던
    국방부 감사관실 관계자들의 [태도]는 비난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연예병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부 [미꾸라지 같은 연예병사]들이다.

    [미꾸라지 연예병사]의 특징은
    한창 때는 어떻게든 군 입대를 미루다,
    사회에서 인기가 조금 식거나 소송 등 곤란한 문제가 불거질 때
    입대한다는 것이다.

    그 중 언론과 동종업계 관계자들조차 [비판]하는
    [미꾸라지 연예병사]들은 군에 입대한 뒤에도
    자신에게 불리할 때면 [언론 플레이]를 벌이는 버릇을 못 버렸다.

  • ▲ 사진 속 젊은이들은 군인일까 민간인일까? 그 '중간종족'인 '연예병사'라고 한다.
    ▲ 사진 속 젊은이들은 군인일까 민간인일까? 그 '중간종족'인 '연예병사'라고 한다.



    이들은 외부와의 인터뷰에서는 [진짜 사나이 코스프레]를 벌였지만,
    실상은 사복 입고, 명품 가방 메고, 고급 시계와 반지 차고,
    슬리퍼 끌고 다니며 [군인 흉내]만 냈다.

    [상명하복]이 생명인 군대에서도
    입대일자에 관계없이 나이대로 [형, 동생] 부르고 지냈다.
    불침번을 포함해 어떤 [근무]도 없었고,
    오전 6시 기상, 오후 10시 취침도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어떤 [병사]는 국방부가 자신 때문에
    지난 1월 23일 <연예병사 특별관리지침>을 내놓을 정도였는데도
    이후 자신의 소속사를 통해 꾸준히 [언론 플레이]를 벌여,
    60만 국군 장병들을 무력감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런 [일부 연예병사]들이 보인 행태로
    60만 장병과 국민들의 불만이 쌓여갈 때 <SBS 현장 21> 보도가 나온 것이다.

  • ▲ 연예병사들의 모습에선 군기는 커녕 기본예의조차 찾기 어렵다.
    ▲ 연예병사들의 모습에선 군기는 커녕 기본예의조차 찾기 어렵다.



    그런데 [미꾸라지 연예병사]들은 그 [인성] 탓인지
    반성하거나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역대 최고의 휴가일수를 자랑하는 이 모 씨는
    방송에 나올 때면 “포상휴가 주세요”를 외쳐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런 사람들이 “나도 현역이었다”고 떠들어 대면
    우리나라 예비역들은 얼마나 속이 터질까.


    연예병사도 군인?
    어디가서 현역 출신 말하지 마


    [이 따위 연예병사]들 때문에 그동안 가장 속이 썩은 건 국방부다.
    <김관진> 국방장관조차 [연예병사] 때문에 직접 사과를 했을 정도니까.

    지금까지 [국민여론] 때문에 [연예병사]를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던
    국방부는 [연예병사] 폐지에 속이 시원하다는 표정이다.
    16년 전과 같은 [문선대] 시스템으로 가는 게 되레 좋다는 모습이다.
    예비역들도 [연예병사]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국방부는 18일 [연예병사 폐지] 방침을 밝히면서,
    앞으로 <국방홍보원>이 만드는 [위문열차 공연]은
    <걸스데이> <크레용팝>과 같은 [걸그룹] 연예인을 섭외하고,
    방문 부대에 근무하는 끼 있는 장병들이
    위문 공연에 직접 참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예병사]가 진행하던 라디오와 TV프로그램은
    2013년 하반기부터 <국방홍보원> 직원들이 진행하고,
    2014년부터는 민간 진행자를 추가 섭외하겠다고 한다.

  • ▲ 최근 군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크레용팝'. 이제는 이런 그룹들이 위문공연에 나와야 한다.
    ▲ 최근 군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크레용팝'. 이제는 이런 그룹들이 위문공연에 나와야 한다.



    사실 이번에 폐지한 [연예병사] 제도는
    <YS정부>가 1996년 말에 만든 제도다.

    1996년 [연예병사]가 있기 전에는
    각 부대 별로 [문화선전대(일명 문선대)]를 운용했다.
    [문선대]는 각 부대에서 끼와 재능이 있는 병사들을 모아 활동했던 부대다.

    군부대 위문 공연은 협약이나 공조를 통해
    공중파 방송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큰 훈련 뒤에 자체적인 위문 공연을 실시했었다.
    전문 진행자나 연예인은 외부에서 섭외했다.  

    이렇게 [과거]스타일로 돌아간다고 해서 나빠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당시 [위문공연]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게다가 과거 [문선대] 병사들은
    자신이 [대한민국 국군]이라는 걸 잊지 않았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 ▲ '군통령'이라고 불리는 걸그룹 '걸스데이'. 군인들에게 물으면 '비' 1,000명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답한다.
    ▲ '군통령'이라고 불리는 걸그룹 '걸스데이'. 군인들에게 물으면 '비' 1,000명과도 바꾸지 않는다고 답한다.



    뭐, [연예병사]가 군부대 스타?
    [연예병사 1,000명] 보다 [걸그룹 하나]가
    군의 사기진작에 더 도움된다는 걸 잊지 마라.

    이번 일을 계기로 [미꾸라지 연예병사] 출신은
    TV는 물론 어디서도 “나 현역으로 군대 다녀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근무지 이탈에 걸맞게 [영창] 정도는 다녀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