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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람 명단 중
눈에 익은 사람이 또 나타났다.
DJ 정권 시절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았던,
故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 씨의 측근
<채후영> 씨에 이어 나온 사람은 <원종호> 씨.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의원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기억할 이름이다.
<안랩>의 2대 주주와 이름이 같아서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국제탐사언론인협회(ICIJ)>와
<버진 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람들의 명단을 조사했다.
7차례의 명단 발표 이후 <뉴스타파> 측은 네티즌들의 힘을 빌리겠다며,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명단 150명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중 88번째에 <원종호>라는 이름이 있다.
<원종호> 씨는 <Shinning Coast Investment>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다.
한국 내 주소는 [서울 마포구 공덕동 404번지 풍림빌딩]이라고 적었다.
이 주소는 <풍림 VIP텔>이라는 오피스텔이다.대법원 등기부등본 열람 서비스를 찾아보고, 현장을 방문해 본 결과
[원 씨] 성을 가진 사람 소유의 호실은 6개였지만,
<원종호> 씨나 관련된 업체는 현재 이 빌딩에 없었다.대체 <원종호> 씨의 정체는 뭘까?
사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명단의 <원종호>가 <안랩>의 2대 주주로
1,00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긴, 그 <원종호>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원종호> 씨가 여전히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의 정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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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호> 씨는 2008년 어느 날부터 <안랩> 주식을 1주일에 2~4차례 씩 사들였다.
당시 <안랩>의 평균 주가는 1만 4,000원 대.이때는 <안철수> 의원이 대선에 출마한다거나,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생각을 누구도 하지 못했다.
<원종호> 씨는 <안랩>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그가 매집한 주식의 규모는 약 130억 원. 지분율로는 10%였다.
<안철수> 의원에 이은 2대 주주였다.<원종호> 씨가 그렇게 사들인 <안랩> 주식은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선]과 2012년 초 대선 열기를 겪으면서
1,200억 원에 가까운 가치를 갖게 됐다.<원종호> 씨는 2012년 초 자신의 모든 주식을 장내에 매도했다.
당시 금융가에서는 “원 씨가 올린 시세차익이 최소한 1,000억 원에 이를 것”
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여의도]에서는 [음모론]까지 나왔다.다른 주식은 보유하지 않고, <안랩> 주식만 매집한 이유,
부동산 임대업을 한다고 했는데 [남는 자금]으로 투자하지 않고,
왜 대출까지 받아가며 <안랩> 주식을 샀는가,
그에 대해 알려진 게 하나도 없다는 점 등이 [음모론]이 나온 배경이었다.2012년 9월 <서울중앙지검 조세금융조세조사 2부>에서
<원종호> 씨가 <안랩> 주식을 매입하면서,
<5% 룰(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될 때 공시해야 하는 법적 의무)>을
위반한 혐의를 들어 조사를 시작했다.많은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이 조사하면
<원종호> 씨의 [정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의 정체를 밝히지는 못했다.
법원에서 1억 원의 벌금을 내라고 약식기소하자 흔쾌히 벌금을 내고는 사라졌다.이런 <원종호> 씨의 행태를 본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안철수> 의원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한다.
<안철수> 의원은 “원 씨를 모른다. 만난 적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사람들의 의심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
1972년 1월 1일 출생,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거주한다는 <원종호> 씨.
<뉴스타파>가 공개한 <버진 아일랜드 페이퍼 컴퍼니> 명단 속 <원종호> 씨와
[안랩 2대 주주였던] <원종호> 씨가 동일 인물이라면
<안철수> 의원은 물론 <안랩>을 의심하는 시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