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을 내놓기로 결심하다
  • 유의태의 마지막 선물은?

     


  • MBC 일일드라마 <구암 허준> (연출:김근홍,권성창 / 극본:최완규 / 기획:신현창)  5월27일 방송에서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늘 엄격하기만 했던 유의태가 처음으로 따뜻한 인간미를 드러낸다.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더 고칠 수 있을까 평생 고민하며 연구에 매진하며 살아 온 심의 유의태(백윤식). 그는 사람 몸 속을 보지 않고는 진전이 없다는 한계를 절실히 깨닫는다.

    그러던 중 자신이 고칠 수 없는 위암에 걸린 것을 알고 스스로 해부실험 대상이 되기로 남 모르게 결심한다.  

    허준(김주혁)은 포기하지 않고 구하기 힘든 약재를 구하러 다니며 스승님을 고치려는 집념을 포기하지 않지만...

    유의태는 밤새 유씨 집안의 고약을 만드는 법을 종이에 적는다. 
    날이 밝자 삼적대사(이재용)에게 그 서찰을 전해주며 혼자서 상화를 데리고 길을 떠난다.

     “약초 꾼 들에게 전해 주게.
    고약을 만드는 법을 자세히 적어 놓았으니
    이것만 가지고 있으면 평생 호구할 방편은 될 거네.

    평생 고집만 부리고 살았지. 그릇이 안 된 자들은 상대도 안 했지.
    감싸 안을 줄 몰랐지. 그래서 도지(남궁민)가 어긋났는지 몰라!
    그런 아비가 숨막혔겠지.”

    정의와 긍휼은 같이 가야 하는 짝이다. 정의만 부르짖으면 실수하고 잘못하고 모자라는 인간이 설 자리가 없다. 그들은 정의라는 이름 앞에 무조건 매도되고, 심하면 정의라는 이름으로 생명의 존엄성 마저 무시 당한다.

    정의만 부르짖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도 그 덫에 걸려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황폐해져 간다. 결국 인간성을 상실하여 차갑고 무서운 괴물이 된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이 무고하게 죽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 그렇다고 긍휼만 내세우면 이 세상은 혼탁하고 법 질서가 무너져 안전 망이 사라진다.
    좌로나 우로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유의태는 허준을 알아 보고 귀히 여겨 아들보다 더 사랑하며 아끼고  후배로 양성함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갖은 궂은 일을 하며 그저 의원이 되려고 한 사람들에게는 냉정했다.

    그들은 호구하는 것이 목적인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다. 대부분이 그런 사람에 속하는데 유의태는 평범한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멸하며 무시하여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어려움을 겪게 했다.

    무엇보다 아들 도지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와 그늘을 남겼다. 유의태는 죽기 앞 서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며 있는 그대로 귀하게 여기고 품어 주지 못했던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귀한 선물을 그들에게 주고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