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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처사를 받아들이는 허준의 지혜!
MBC 일일 드라마 ‘구암허준’ 11일 방송에서는 공정치 못한 심사결과로 이의를 제기하고
그로 인해 한바탕 시끄러운 일들이 벌어지지만 시정되는 것은 없고 허준은 그대로 혜민서로 간다.
같은 수련생이었던 장학도가 분개하지만, 허준(김주혁)은 담담하다.“이번 심사는 누가 봐도 공정치 못하네. 자네 같이 출중한 사람이 혜민서로 가다니.”
“거긴 온갖 병자가 오니 앞으로 의원이 되는 데 오히려 큰 도움이 될 걸세.”
사람이 살면서 부당한 처사를 겪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한 없이 억울하고 부당한 일이 닥쳐도 잠잠히 견뎌 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오는 것이 또한 세상 이치다.
하지만 섣불리 분을 삭이지 못하고 분노에 이끌려 가면 그 분노가 먼저 나를 사른다.
한 동안 ‘다 알려 하지 마! 그럼 다쳐!’ 그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유행어에 지나지 않지만 이것은 진리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다 알려고 하는 것은 교만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눈 앞에서는 늘 상 일어난다. 젊을 때는 누구나 한 번쯤 그 부조리와 모순들을 가장 알아 보겠다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며 세상을 향해 분노하고 증오하게 된다.
자본주의의 부조리를 깨트린다고 반하여 나온 것이 공산주의이다. 아주 위대한 사상인 것처럼 많은 사람을 매료시킨다. 이 무한대의 우주 속에서 벼룩의 좁은 심장의 팔딱거림 같은 인간적인 지혜와 분노, 정의감에서 잉태됐지만 많은 사람을 기만하고 있다.
일을 숨기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인생은 겸손히 일어나는 일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혜민서로 가면 다시는 궐 안으로 들어오기가 힘들다는 것이오.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하겠소!”장학도는 양예수(최종환)한테 가서 사실을 다 이야기한다.
“김판관이 허의원을 모략했다는 것인가? 감히 내의원들을 음훼 하겠다는 것인가?”
자존심이 상한 양예수는 처음에는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지만,
장학도가 사실이 아니면 자기 목을 내 놓겠다고 하니 할 수 없이 내의원을 감사하겠다고 한다.김판관과 송주부는 자기 뜻을 거역한 허준을 원하는 대로 혜민서로 내 쫓은 것에 흡족해 하고 있다.
“어의원이 도지(남궁민)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유의태(백윤식)에 대한 원한이 사라진 줄 아는가?
그 때의 모욕 때문에 그처럼 좋아하던 술도 끊었어.
그 자식이 나타나자 긴장했지만 한 눈에 보니 별 거 아니라는 걸 알았지.
하지만 허준은 달라. 뛰어 난 놈일세. 누가 호랑이 새끼를 키우겠나.
혜민서에서 고생하다가 제 발로 걸어나가겠지”이들의 말에 의하면 겉으로는 이치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지만 은밀히 숨기고 있는 날카로운 이리의 발톱을 아직 노골적으로 보인 적이 없다. 단수가 높은 제일 무서운 사람이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 가지고 단순하게 사람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이다.
그 사람의 진면목은 시간이 걸려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감사를 단행한 결과 사실로 드러나고 양예수는 사사로운 이익을 도모해서 자기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수족 같은 그들을 혜민서로 보내버린다. 같이 연루된 도지도 징계되지만 그 외의 일은 그대로 진행된다.
혜민서로 첫 출근하는 허준.
혜민서 앞에는 아침 일찍부터 가난한 병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아수라장이다.
허준을 반갑게 맞이하는 김만경(이한위).“어의의 꿈은 접은 게야?”
혜민서에 책임자로 온 김응택은 송주부와 오자마자 약재창고부터 점검한다.
뜯어 먹을 것이 있나 없나 그것부터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장학도가 잘못을 시정하겠다고 용감하게 앞장섰지만,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영달을 가로막는 사람은 사정없이 이리떼 같이 물어 뜯는 그들과 같이 혜민서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허준과 김만경의 앞날이 얼마나 험난하고 고달플 고!
보는 사람도 숨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