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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여성, 이것 없으면 밖에 못나가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남한 여성들에게는 화장의 필수품이라고 콕 집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모든 화장품이 다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뉴포커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평양 출신 탈북자들은 평양 여성들 화장품에 필수품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필수품은 무엇일까? -
2004년 탈북한 오영지 씨는 "북한 여성들은 피야스(비비크림)를 바르면 화장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비크림은 남한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오영지 씨는 "너무 허옇게 뜨지도 않고 피부 색깔에 맞게 꾸며주기 때문에 평양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말했다.
- ▲ 노동신문(2011/10/18)에 소개된 북한 여성의 모습
오영지 씨는 "피야스를 바르면 얼굴의 잡티를 가려주는 역할도 하고 얼굴에 빛이 돌게 만들어준다"면서 "화장을 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전했다.
2009년 탈북한 김민희 씨는 "최근에는 장마당에서 한국산, 중국산 비비크림이 유통된다"면서 "한국산은 중국산과 비교했을 때 많이 비싸지만 더 인기"라고 말했다. 김민희 씨는 "과거에는 삐야 혹은 피야스라고 불렀는데 활발하게 유통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도 '비비크림'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다"고 증언했다.
김민희 씨는 "80~90년대에는 여성들이 머릿기름과 분가루를 섞어서 얼굴에 바르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있었다"면서 "지금의 비비크림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화장품을 쓰느냐가 계층을 나타낸다"면서 "먹고 살기가 괜찮은 사람들은 스킨과 로션은 물론 아이섀도나 마스카라도 할 수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이런 화장품이 없으니 비비크림 하나만 바르고 집을 나선다"고 말했다.
김민희 씨는 "장마당에서 장사를 했다"면서 "장마당까지 8km 정도 떨어져있었는데 집을 나서기 전 꼭 비비크림을 발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 중에 여성이 있는 집이면 하나씩은 꼭 있다"고 말했다.
생존에 바쁘고 각종 동원에 바쁜 북한 여성들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는 막을 수 없다.
티 나지 않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비비크림은 평양 여성들 사이에서 화장 필수품이 되고, 이것만은 꼭 바르고 집을 나서는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평양 외 북한 출신 탈북 여성들의 증언은 조금 달랐다. 2008년 탈북한 만포 출신 최은경 씨는 "북한 여성들은 모내기와 추수 등 농사에 동원되고 장마당에 나가서 장사를 하는 등 얼굴이 노출돼있다"고 말했다. "남한 여성들보다도 피부가 상할 일이 훨씬 더 많다"면서 "거뭇거뭇하거나 잡티가 많은 등 피부가 나쁘기 때문에 가리려고 무던히 애를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최은경 씨는 "비비크림이 좋은 줄 알지만 그걸 바를 돈이면 차라리 쌀을 산다. 평양여성들은 상업시설이 밀집된 곳이라서 화장도 경쟁일 수 있겠지만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 집체 동원 아니면 시장에 앉아있는 것뿐이다. 굳이 화장하고 나설 때가 있겠는가?"고 말했다.
평양 여성들은 비비크림이 없으면 집밖을 나가지 못할 정도지만 지방 사람들은 비비크림보다 당장 먹을 쌀이 없으면 빈손으로 집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는 신세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