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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관계가 된 스승과 제자!


  • 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5월14일자 방송에서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허준(김주혁)과 스승 유의태(백윤식)의 어려워진 관계가 그려지고 있다.

    낙심하고 있던 다희(박은빈)와 어머니 손씨(고두심)는 허준이 비록 입격을 못했지만 누구도 할 수 없는 의로운 일을 한 것을 알고 어깨를 활짝 피고 밝은 얼굴로 시장에서 떡을 팔고 있다.

    손씨가 허준의 어머니 인줄 알고 사람들은 몰려와서 떡을 팔아준다. 허준의 이름은 유의태보다 더 뛰어난 의원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진천에서 환자를 돌보고 돌아 온 허준을 두 사람은 자랑스럽게 눈물로 맞이한다. 허준이 산음으로 돌아 온 것을 알고 허준의 집으로 몰려드는 환자들. 심지어 가마를 타고 멀리서 오는 사람도 있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조금은 세상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된 허준은 그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다른 곳에 가서 피신해 있다.

    다희는 몰려 온 병자들에게 유의원 집으로 가라고 말하지만 가마를 타고 온 사람은 촌각을 다투는 환자라고 사정한다. 다희는 허준에게 가서 사정을 이야기한다.

     “한 사람이라도 병자를 안 볼 것이오! 스승님이 계시는 산음에서는 한 명도 안 볼 것이오.
    뜬 구름 같은 소문에 휘말려서는 안 되오. 스승님께서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의술을 갖추신 분이오!
    사람들이 입방아를 쪄 경쟁을 부추기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는 것이오!”

     온 세상이 허준의 이름을 부른다. 허준의 의술이 유의태를 능가한다고 여기 저기서 말한다. 집 앞에는 환자들이 몰려온다.



  • 낮은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 사람은 금방 변질된다. 더군다나 성공의 자리에 서게 되면 온 세상을 발 아래에서 내려다보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교만이 슬쩍 올라 와 있고 기고만장해진다.

    은혜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가까웠던 사람들한테도 함부로 대해 큰 상처를 주어 그 관계가 깨지고 마는 것을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게 된다. 성공 후 자신을 다스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방법은 허준처럼 잠시 숨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잠시 피하고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심장의 공기를 빼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까운 사람도 성공한 사람이 제 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성공하기까지는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오르는 것처럼 힘들지만 추락은 한 순간이다.  
          
    허준도 처음에 절박한 마음에 스승인 유의태에게 상처를 주었다. 지금까지 유의태를 최고의 의원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사람들이 유의태를 제쳐 놓고 허준을 그 반열에 올려놓으니 허준은 괴롭고 죄송스러울 뿐이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의 도리가 아닌 것이다. 변덕스러운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허준은 지혜롭다.

    제자였던 허준의 성공을 바라보는 유의태의 심정은 어떨까? 자식에 대해서는 아비보다 능가하는 것을 원하지만 제자에게도 그런 아비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사또가 위중하다고 유의태에게 사람을 보낸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허준에게도 사람을 보낸다. 허준은 당연히 거절한다. 하지만 사또를 보러 가지 않으면 식솔도 무사하지 못 할 것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선다.

    관아에 들어가서 유의태와 마주친다. 허준은 그냥 가겠다고 하지만, 준엄한 목소리가 들린다.

    “섰거라! 의원이 병자도 안 보고 그냥 간단 말이냐?”

    경쟁관계가 되어버린 스승과 제자는 어떤 태도로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관계로 나아갈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