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실습하는 허준

     


  • MBC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5월21일 에서는 유의태가 허준이 의사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현장실습 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유의원(백윤식) 집에 반위(위암) 환자가 온다. 유의원은 허준 (김주혁)을 불러 진찰하게 하고 어찌 할 것인지 물어본다. 허준은 자신이 배운 대로 처방전을 이야기한다.

    “틀렸다. 이 병자는 백약이 무효다!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뿐이다.”

    환자의 가족이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니 허준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한다. 허준을 지켜보던 유의원은 쓸데없는 짓을 했다. 헛된 기대를 주게 했다고 말한다.

    “당장 짐을 챙겨서 날 따라 나서거라!”

    그러고 한참을 걸어서 산 속에 있는 허름한 초가집 앞에 선다.

    “3대째 화전을 하는 집이다. 반위 걸린 환자가 있으니 네가 돌보면서 환자 마지막을 지켜 보거라. 의원이 고치지 못하는 병이 더 많다.
    병 앞에 나약하게 물러서도 안 되지만 어떤 병이든지 다 고치겠다고 자신해서도 안 된다.”

    단순히 진찰하고 치료하는 기능적인 의사가 아니라 환자 중심의 진정한 의사가 되기 위한 훈련은 끝이 없는 것 같다. 허준은 고치기 힘든 병을 몇 번씩이나 고쳤다. 잘못하면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는 자만심을 가질 수 있다.

    이는 환자에게 큰 고통을 준다. 또한 허준에게도 큰 좌절감과 죄책감으로 인해 방황할 수 있다. 허준에게 그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유의태는 반위환자가 있는 곳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그 곳으로 허준을 데리고 가서 죽을 때까지 지켜보며 배우라고 한다. 허준은 현장실습을 통해 말로 배울 없는 것들을 스스로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달았을 것이다.

    오랜 세월 의원을 하면서 조선 제일의 의사라는 말을 들었지만 고칠 수 있는 병보다도 고칠 수 없는 환자를 더 많이 경험했을 터! 그럴 때마다 심한 좌절감과 회의가 밀려들었을 것이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나 어머니도 가정을 지키려면 자신을 먼저 지켜야 한다. 의사도 병자를 책임지려면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노인의 지혜와 총명을 어찌 청년이 다 알 수 있으랴?

    반위 환자 곁을 지키면서 환자가 겪는 고통도 보고 돌보는 가족의 애통함도 다 보았다.
    “살려주세요!”
    간절하게 매달리는 딸. 하지만 섣불리 말을 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았지만 결국 피를 토하고 죽고 만다.
    “미안하구나! 더 이상 내가 할 일이 없구나.”


  • 숙연한 마음으로 죽은 사람을 무덤에 같이 묻어준다.
    유의원 집으로 돌아 온 허준은 스승님과 삼적대사(이재용)가 전염병이 돌고 있는 곳으로 달려갔음을 안다. 유의태가 절대오지 못하게 하라고 예진이(박진희)한테 부탁하고 갔지만 허준은 스승님이 계신 곳으로 달려간다.

    “돌아가거라! 둘이도 넉넉하다. 온역은 무서운 병이다. 의원이라고 비켜가지 않아. 지체 말고 돌아가라!”
    “첫째도 둘째도 병자를 돌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병자와 함께 죽을 각오만 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이 세상엔 너를 기다리는 병자가 수도 없이 많다.”

    그래도 한사코 돌아갈 수 없다고 꿈적도 하지 않는 허준의 빰을 유의태가 때린다.
    제자를 지극히 아끼는 스승님의 아름다운 사랑의 매다.
    허준은 결국 돌아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