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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의 한 맺힌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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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드라마 <구암 허준> (연출:김근홍,권성창/극본:최완규/기획:신현창) 5월 28일 방송에선 한 가닥 기대하던 아버지의 사랑이 무너지자 절규하는 도지가 나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스승님의 일로 인해 사나흘을 식음을 전폐하여 넋이 나갔던 허준은 부음을 전하러 한양으로 떠나간다.“의원님께선 강녕하신가?”
부인 오씨가 묻는다.허준은 쉽게 일을 열지 못한다.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토록 남편을 못 마땅하게 여기던 아내 오씨도 ‘무정한 양반’이라며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존경했던 도지의 눈은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찰랑거리는 호수의 물처럼 눈물이 가득하다.
도지는 허준을 데리고 자기 방으로 데려가 술상을 마주하며 궁금한 점을 물어본다.“아버지 반위(위암)를 촉진해 보았는가?”
“마님 앞에서는 차마 말씀을 드리지 못했지만 스승님께서는 자진하셨습니다.”
하며 두루마기를 건네준다.“사람 몸을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거 아닌가!”
사람 몸 속을 자세히 그려놓은 인체 해부도를 보고 도지는 기절초풍한다. 허준은 그 동안의 사정을 이야기 한다.
“아버지도 너도 미쳤어!”
“당신의 몸을 만병을 밝히는데 사용하라 하셨습니다.
이것을 보고 의술에 정진하라 하셨습니다.”
“이것은 도련님 것입니다. 아버님 뜻을 받들어 부디 심의가 되십시오!”
“닥쳐라! 이것을 가지고 당장 내 눈 앞에서 사라져!”
“아버지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의절하겠다는 말도 저를 채찍질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고 최고의 어의가 되어서 당당하게 다시 뵈려고 했습니다. 허준이 대관절 뭐란 말입니까? 소자를 이토록 비참하게 하십니까?
너무 하십니다! 소자 아버님 산소에 안 가겠습니다! 아버지를 제 맘속에서 버리겠습니다! 아버님이 끔찍하게 여기는 허준보다 제가 더 뛰어 난 의원이 되겠습니다. 두고 보십시오!”아버지의 고귀한 뜻을 따르기엔 평범한 도지로서는 감당하기 힘들다.
그로 인해 도지는 아버지 앞에서 기를 못 피고 주눅 들고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범상한 아버지를 따를만한 그릇이 되지 못하는 것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 아닌가? 어찌 환자들한테는 지극한 사랑을 쏟아 부으면서 아들한테는 그리도 냉정할 수 있단 말인가? -
도지는 그런 아버지로 인해 늘 부글거리는 갈등과 원망과 분노로 시달려야 했다.
의원이기 전에 아들이지 않는가? 어찌 아들로서만 바라 봐 주지는 못하는가?
그래도 끝까지 아버지의 사랑을 목을 빼고 바라고 있었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었다.
그런데..
마지막 기대도 무참히 무너졌다. 끝까지 아들의 마음을 외면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아버지의 뜻도 허준의 마음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아버지에 대해 깊이 쌓여있는 미움과 원망이 먼저 앞선다.아무리 모든 것을 이해한다 해도 마음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이미 상처 난 가슴에 대못 같은 상처가 다시 도지 가슴에 박힌다.“아버지 어찌 저한테 이럴 수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