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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속으로 달려가는 노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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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연출:김근홍, 권성창 / 극본:최완규/ 기획:신현창 ) 5월21자에서 전염병이 돌고 있는 두시골로 지체없이 달려가는 두 노 의사의 거룩한 모습이 그려진다.
유의원 집에 산음에서 가까운 두시골에서 급성전염병 환자가 왔다. 유의태는 곧 바로 사또에게 서찰을 보낸다. 그 지방 사또는 즉시 병사를 소집하여 인근마을로 퍼지지 않도록 모든 길목을 폐쇄시킨다.
사또가 즉시 병사를 소집하여 길목을 폐쇄시키는 장면이나 의사들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모습은 오늘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몇 백 년 전 일인데도 지금 눈 앞에서 일어나는 것 같다.작가가 이 장면을 더욱 세밀하게 그렸으면 몇 백 년을 뛰어넘어 현실로 느끼게 하는 생생함과 현실감으로 감동이 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날도 해마다 전염병이 돈다. 내 지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해도 전염병이 지나가지 까지 온 나라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럴 때마다 공무원이 동원되어서 전염병 도는 것에 가서 출입을 봉쇄하는 등 대책을 세운다.전염병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온 몸을 방균복을 입고 직접 현장에 가서 소독을 하여 더 이상 퍼져 나가지 않도록 수고한다.
공무원에 관한 많은 불만과 불신이 있지만 새삼 공무원들의 역할을 생각하게 되며 고마운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어쨌든 그들은 국민을 대신하여 재난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나서서 위험한 곳으로 달려가 국민의 안전을 지켜준다.
또한 의사가 달려가는 것도 똑 같다. 일반사람들은 무서워서 얼씬도 안 하지만 균을 들여다보며 치료할 방법을 연구하고 위험한 환자를 직접 만나서 치료한다.
위암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유의태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두시골로 떠난다. 삼적대사가 같이 가겠다고 하니까 혼자 가도 된다고 하지만 한사코 따라 나선다.
나이도 많은 두 노의사는 전염병이 도는 마을로 들어간다. 어떤 젊은 의사는 죽기 싫다며 들어가지 않는다. -
마을로 들어가니 죽어있는 사람이 여지 저기 널브러져 있다. 죽음의 공포가 덮쳐 있는 마을은 전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쑥대밭이 되어있다. 엄마가 죽어 있는 앞에서 울고 있는 아이도 있다.어떤 집에서는 가장이 걸렸는데 두려운 얼굴로 아낙네가 방 여기 저기 부적을 부친다. 두 사람은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환자들을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그 당시엔 온역(돌림으로 앓는 열병을 통틀어 일컫는 말)에 걸리면 사흘도 못 가 죽는 병이다.
똑 같은 사람인데 어찌 저리 다를 수 있을까?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철저한 의원 정신이 무서운 돌림병을 개의치 않게 하는 것인가? 그들 심장에는 환자만 박혀 있어서 당장 죽을 수도 있는 무서운 돌림병 같은 것은 마음속에 비집고 들어 올 틈이 없는가?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했지만 각 사람은 책임감을 가지므로 다시 말해 사명감을 가지고 행함으로써만이 진정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그 사명감은 각 사람마다 다르고 사명감에 있어서 더 크고 작거나 위대하다든가 보잘 것 없다는 것은 없다. 어떤 마음으로 그 일에 최선을 다했는가로 평가 받을 뿐이다.
노구의 몸을 이끌고 병든 몸으로 전염병 현장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그들의 모습은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 한 편의 서사시같이 장엄하고 거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