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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의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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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일 드라마 <구암 허준> 5월13일자 방송에서는 좋은 환경에서 승자가 된 도지(남궁민)와 개천의 낙오자인 허준(김주혁)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그려진다.
도지는 입격하여 풍악대를 앞세워 말을 타고 의기양양하게 산음으로 돌아온다. 온 마을도 도지의 입격에 기뻐하며 같이 들썩거린다. 아들을 못 미더워하는 유의태(백윤식)도 기뻐하고 어머니 오씨(김미숙)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허준은 돌아오지 않아 가족들의 애를 태운다. 날마다 유의원 집에 와서 사람들에게 허준의 소식을 묻던 어머니 손씨(고두심)는 낙방한 뒤로 종적을 감춰서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실신하고 만다.
도지 입격을 축하하는 잔치가 떠들썩하게 벌어지고 다희(박은빈)는 함안(견미리) 댁과 함께 잔칫상 차리는 일을 거들러 간다.“올라가지 못하는 나무 쳐다보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품삯은 후히 줄 테니 열심히 일하거라.”일하고 있는 다희를 보고 한껏 기세 등등하여 적선하듯이 말한다.
산음 땅에서 입격자가 나오니 사또도 축하 해주러 온다.“아비를 능가하여 입격한 기분이 어떤가?”
사또의 말에 도지는 아버지 눈치를 본다. “제 자식이 자신보다 능가하는 것이 아비의 기쁨일세! 안 그런가?” 하지만 유의태는 아무 말이 없어 도지를 머쓱하게 한다.
잔치가 무르익어 갈 무렵에 진천에서 파발이 온다.“우리 현에 큰 경사가 났소! 허준이란 의원이 과거를 보러 가다 그를 붙잡는 가난한 백성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치료해 주다 그만 과장에 못 들어갔다 하네! 같은 주막에 들었던 의원들은 다 외면했는데 참으로 둘도 없는 의원이네!”
사또의 말에 도지는 안색이 변한다. 하늘을 치솟을 것 같은 절정에서 입격이 무색해지고 만다. 한 순간에 그만 상황이 역전되고 만다.
마침 과일을 깎으러 그 방에 들어 와 있던 다희는 바깥으로 나와서 뜨거운 눈물을 한없이 흘린다.
‘서방님 한 순간 실망했던 것 용서하십시오! 의로운 일을 하셨는데 잠시 원망했습니다’ -
한 달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는 허준에 대한 갖가지 소문이 무성할 때 허준은 약속대로 진천 땅에 가서 내의원 시험 보러 가느라 미처 다 봐 주지 못했던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사람들 말대로 숨어 버리든가 술로 달래려고 했으면 과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던 미련과 밀려오는 허탈감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고 오랫동안 방황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애써 떨쳐버리고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생각하며 진천으로 간 허준!
삼적대사(이재용)가 말 하지 않았던가?“의원이 병자를 살리면 병자는 의원을 살리지!”
과거 보러 가기 전에 허준은 오갈 데 없는 가난한 환자들을 돌보았지만 이번엔 지치고 상한 허준의 마음을 그들이 치유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