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위협 사라지면

    추가 미사일 방어 시설 불필요" 의미


    (워싱턴=연합뉴스) 한ㆍ중ㆍ일 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 핵 위협 해소를 전제로 미사일 방어망(MD)을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확대 해석 경계에 나섰다.

    그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뒤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동아시아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망(MD)을 축소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었다.

    케리 장관은 "만약 위협이 사라진다면(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우리(미국)로서도 강화된 방어 자세를 그 시점에 갖춰야 할 긴급성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며 "이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 등은 이에 대해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동아시아 MD 시스템을 축소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아시아 지역 MD 강화에 반발하는 중국이 최근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높이는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철폐하도록 하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 지역 MD 시스템 축소를 제의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미국 언론도 북한의 비핵화와 대량살상무기(WMD) 감축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뜨뜻미지근하게 대응해온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당근'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놨다.

    일본으로 건너간 케리 장관은 이런 분석에 대한 진화를 시도했다.

    그는 1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은 분명 북한의 위협 때문에 MD 설비들을 추가 배치했는데, 논리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로 북한 위협이 사라진다면 그런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와 관련해 (중국 측과) 어떤 합의나 대화도 없었고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올려진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가 베이징 발언에서 염두에 둔 대상은 미국 국방부가 최근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괌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 요격망인 '고고도 방어체계'(THAAD) 등에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 해소를 전제로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 있을 수도 있는 괌 등 본토 방어를 위한 MD 배치를 재고하겠다는 뜻이지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는 대가로 아시아 지역 MD 체계 전반을 손대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