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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전후의 중년 여성 2명이 경마로 생긴 '거액의 빚'을 갚기 위해 공무원을 상대로 '꽃뱀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시 OO경찰서는 지난 21일 모 자치단체 전직 공무원 C(54·남)씨를 상대로 사기극을 연출, 3억여원을 뜯어낸 A(52·여)씨와 B(49·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C씨의 치부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23차례에 걸쳐 3억2,500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가 붙잡은 C씨의 '약점'은 다름아닌 알몸 사진.
이들은 대담하게도 C씨를 모텔 객실로 유인하고 벌거벗은 C씨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뒤, 해당 사진을 가족과 직장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C씨로부터 거액의 돈을 뜯어냈다.
"10억원을 내놓지 않으면 당장 불륜사실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수중에 있는 모든 돈을 '꽃뱀 듀오'에게 건넨 C씨.
전 재산을 탕진해도 A씨의 '무리한 요구'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C씨는 사기꾼에게 전해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형제들에게 돈을 빌리고 대출까지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심한 좌절감과 압박감에 시달린 C씨는 수차례 자살까지 결심할 정도로 몸과 마음은 피폐해져만 갔다.
C씨는 지난해 사직서를 내고 현재 실직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파렴치한 '꽃뱀 행각'은 A씨가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한 중년 남성을 파탄에 빠뜨리고 직장마저 잃게 만든 '50대 주부 꽃뱀단'의 대범한 사기극을 재구성해 봤다.
"알몸사진 올리겠다!" 50대 중년 꽃뱀,
공무원 상대 사기극
2012년 6월 어느 날.
모 지역 공무원 C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식당 종업원인 B씨로부터 50대 초반의 A씨를 소개 받았다.
제가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언니인데요. 성격도 참 좋고 얼굴도 고와요. 한 번 만나보실래요?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실한 '공무원'으로 평생 무탈하게 세월을 보냈던 C씨는 B씨로부터 달콤한 제안을 받은 뒤 고민에 빠졌다.
얼굴도 반반하다는데 한 번 만나나 볼까? 잠깐 얼굴만 보는건데 설마 별 일이야 있겠어?
뒤늦게 찾아온 호기심에 발동이 걸린 C씨는 결국 A씨를 만났고 스릴 넘치는 짜릿한 연애(?)를 즐기기 시작했다.
비교적 순진한 편이었던 C씨는 작심하고 달려든 A씨에게 금새 빠져들었고, 급기야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 사이로까지 발전했다.
2012년 7월 무척이나 더웠던 그 날..
C씨는 사랑스런 A씨를 끌어안고 시내에 있는 한 모텔로 향했다.
방안에서 엉큼한 상상의 나래를 펴며 옷을 하나둘 벗기 시작한 C씨.
콧노래를 부르며 '동침'할 준비를 하는 C씨를 뒤로 하고 A씨는 누군가에게 휴대폰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금 완전 알몸 상태야. 빨리 들어와 찍어
A씨의 문자를 받은 이는 다름아닌 '환상의 파트너' B씨.
10년 전 식당종업원을 하며 알게된 A씨와 함께 '꽃뱀 행각'을 벌이기로 결심한 B씨는, 그동안 C씨가 아무런 의심없이 A씨에게 빠져들도록 하기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였다.
첫 만남을 주선하고, 두 사람이 금새 친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드디더 두 사람이 '합방'을 하던 날, A씨로부터 문자를 받은 B씨.
그녀는 문자에 찍힌대로 해당 모텔로 찾아와 두 사람이 있는 객실을 급습했다.
B씨의 손에는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휴대폰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부지불식간에 알몸이 찍혀 놀라 당황해하는 C씨에게 A씨와 B씨는 태연히 공갈 협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10억원을 내놓지 않으면 당장 불륜사실을 가족에게 알리고 '알몸 동영상'을 직장 홈페이지에 올리겠다.
이들 '꽃뱀 사기단'에 단단히 약점을 잡힌 C씨는 어쩔 수 없이 수십차례에 걸쳐 3억여원을 건네주고 말았다.
밑도 끝도 없는 이들의 요구에 계속 돈을 퍼주던 C씨는 가진 돈이 다 떨어지자, 은행 대출을 받고 형제들에게까지 손을 빌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극도의 압박감에 시달리던 C씨는 수차례 자살 결심을 하기도 했다.
코너에 몰린 C씨는 지난해 다니던 직장마저도 그만두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도 양심의 가책을 못 느낀 A씨는 C씨에게서 신용카드를 받아 명품 핸드백을 구입하는 등 체포 직전까지 갈취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치밀한 점을 미루어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C씨가 사기극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아챘을때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더라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을시 주저말고 가까운 경찰에 신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