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장, 서울대에 의혹 공식 제보서울대 연구진실성委, 예비조사 착수여부 검토이준구 위원장, 변 대표에 “새빨간 거짓말로 내 명예 훼손”
  • ▲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자료사진).ⓒ 연합뉴스
    ▲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자료사진).ⓒ 연합뉴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서울대가 관련 제보를 접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곧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고 제보 내용의 타당성 등을 따져 예비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실성 등을 사전 판단해야 할 연구진실성위원장이 제보자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조 교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최초 제보는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이하 인미협)가 했다.

    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조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변 대표가 지적한 문제의 논문은 조 교수가 2008년 4월 ‘Asian Journal of Comparative Law’에 발표한 영문 논문 ‘Death Penalty in Korea : From Unofficial Moratorium to Abolition?’과, 같은 해 6월 한국형사정책학회지에 게재한 ‘사형 폐지 소론’이다.

    변 대표가 제기한 의혹을 요약하면 ‘사형 폐지 소론’의 영문 초록이 두 달 전에 발표한 영문 논문의 본문 일부를 짜깁기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변 대표는 조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서울대에 공식 제보하기에 앞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를 비롯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전 확인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미협은 서울대에 접수한 제보 공문을 통해 표절 의혹에 대한 검증 외에 ‘자기표절’의 개념, ‘초록 심사’ 등 모두 9개 사항을 공식 질의했다.

    인미협은 이와 별도로 한국연구재단과 외국저널 등에도 같은 내용의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다.
    서울대의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질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미협의 제보를 접수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내용의 신뢰성, 타당성 등을 따져 예비조사 착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위원장은 연구 부정이나 부적절 행위 관련 제보가 공식적으로 접수됐을 경우 제보의 진실성을 판단한 뒤 예비조사위원회 구성 여부를 결정토록 돼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조국 교수는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두 논문이 주제는 같지만 초점은 다르다.
    의혹이 집중되는 부분은 한국의 판례와 법안을 소개하는 부분으로 이것(중복 기재)은 학계에서 허용되는 ‘2차 게재’에 해당한다.
    국문 논문의 영문 초록을 작성할 때, 영문 논문의 문장을 사용하는 것은 표절판정의 대상이 아니다.


    연구진실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준구(경제학부) 교수의 발언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교수는 인미협의 제보를 접수한 다음 날 오전 본인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변 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 ▲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 게시판 화면 캡처.ⓒ
    ▲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 게시판 화면 캡처.ⓒ

    [변희재란 사람을 고발해야 할까요? 여러분의 고견 부탁 드립니다]

    변희재란 사람이 새빨간 거짓말로 내 명예를 훼손한 바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내가 참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냥 놓아두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버릇 고치지 못하고 이번에도 또 거짓말로 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나쁜 버릇을 고쳐 주려면 따끔한 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명예훼손으로 그 사람을 고발할까 생각 중인데 여러분들 의견은 어떠신지요?
    (중략)
    그리고 그 사람의 행각을 보건대 나 말고도 비슷하게 피해를 입은 사람이 많을 걸로 짐작합니다.
    이길 확률이 100%인 내가 총대를 메고 그 버릇을 고쳐 준다면 사회에 대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교수의 글은 현재 조회수가 3,000건을 넘어서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 교수는 31일 오전 게시판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니 앞으로 변 모씨 관련 글은 올리지 말아 달라’는 글을 남겼다.

    이 교수의 노골적인 비하에 대해 인미협과 변 대표는 민형사 소송을 검토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논문 표절 의혹을 제보한 당사자에게 조롱 섞인 비난을 가하고 있는 데 대해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인미협은 이 교수가 위원장을 있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위원장 교체를 학교측에 요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