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문제 풀지 않으면 당 전체가 조용히 영안실로 가게 될 것”
  • ▲ 대선 패배로 휘청이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의원총회가 24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대선 패배로 휘청이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의원총회가 24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내 비주류 세력이 대선 패배의 원흉으로 친노(親盧) 그룹을 지목했다.

    특히 비주류 세력은 친노 그룹을 정면 겨냥해 “계파를 해체하고 패배 수습과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 향후 권력지형 개편을 예고했다. 

    24일 민주통합당 핵심 권력층인 친노 그룹과 반노 세력인 비주류 측은 차기 권력을 대표하는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친노 그룹은 대선 이후 지도부 공백사태 해소와 내부 수습을 위해 비대위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와 별도로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하자고 했다.

    반면 비주류 측애서는 이같은 친노 그룹 주장은 기득권 유지와 당권 재장악을 위한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비주류 측은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비대위원장 지명권이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할 것을 요구했다.

    비주류 측 김동철 의원은 PBS 라디오에 출연해 “(비대위원장으로) 바깥의 시민사회 쪽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민주당의 문제이기 때문에 민주당 스스로 주체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전 결과는 비주류 측의 승리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 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가 비대위원장을 지명할 권한이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회의 당시 비주류 측 노웅래 의원은 “문재인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측 다른 의원도 “대충대충 얼버무려서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한 게 아니다”라면서 처절한 내부 쇄신을 주문했다.

    온건 개혁 성향의 비주류 의원들 역시 “지금 친노 문제를 풀지 않으면 당 전체가 총선 패배의 전철을 밟고 조용히 영안실로 가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4선 중진인 김영환 의원은 “민주당은 이제 친노의 잔도(棧道)를 불태우고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친노 세력은 밀실 야합과 패권주의로 두 번의 대선과 두 번의 총선을 모두 패했다”고 지적했었다.


  • ▲ 대선 패배로 휘청이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의원총회가 24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려 안민석 의원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 대선 패배로 휘청이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의원총회가 24일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려 안민석 의원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내달 20일까지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키로 했다.
    친노 그룹의 외부인사 영입 주장이 구석으로 밀려버린 셈이다.

    새 원내대표의 임기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잔여임기인 내년 5월 초까지로 대선 패배 수습과 관련한 권한 일체를 갖게 된다.

    문제는 과정이다.

    가장 중요한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양측이 1차 격돌한 것 외에 전당대회 시기와 비대위 권한 등 세부적인 분야를 두고도 앞으로 양측은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비대위원 구성문제 놓고 친노 그룹과 비주류 세력 간의 2차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것.

    이와 관련해 비주류 측 안민석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당의 주류(친노)는 계파를 해체하고 비대위 수습과정에서 손을 떼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