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석 前서프라이즈 대표, 트위터로 수 시간 전부터 예고KBS 기자와 선관위 등 구체적 명시…선관위 “말할 입장 안 된다”
  • 노무현 정권 초기 맹위를 떨치던 ‘데일리 서프라이즈’의 대표 출신 서영석 씨가 14일 국정원으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13일 트위터에 올린 말 때문
    이다.


    13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윤정훈 씨가 운영하는 SNS 홍보업체 사무실을 급습했다.
    여기서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선거법 위반을 조사한 서울시 선관위는 14일 브리핑을 한 뒤 이들을 남부지검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윤 씨는 소셜미디어 업체 대표로 새누리당의 SNS 컨설팅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현재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국정홍보대책 위원회 총괄팀장 겸 국민편익위원회 SNS미디어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사무실에서 찾은 임차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사무실 월세 등을 새누리당 선대위의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이 부담해 왔다.


    선관위 단속 몇 시간 전, 한 트위터


  • ▲ 서영석 씨의 트위터 캡쳐.
    ▲ 서영석 씨의 트위터 캡쳐.

    친노(親盧)매체로 노무현 정권에서 승승장구했던 ‘데일리 서프라이즈’의 대표였던 서영석 씨가 트위터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국정원이 공조직을 동원한 댓글 알바 사건.
    한 건으로 끝난 게 아니다.
    이 한 건은 국정원+경찰+선관위의 사력을 다한 합작으로 ‘공방’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곧 더 큰 게 나온다는 것

    국정원의 또 다른 댓글알바 아지트에서 증거확보를 끝냈다.
    공동취재한 K본부 9시 뉴스를 보라.

    보도되면 되는대로, 보도되지 않으면 않는 대로 단계적 조치를 취하겠다.(관계자 멘트)”

    “내곡동의 모처에서는 지금 호떡집에 불난듯하다는 전언. ㅋㅋㅋ 믿거나 말거나.”


  • ▲ 서영석 씨의 트위터 캡쳐.
    ▲ 서영석 씨의 트위터 캡쳐.



    비슷한 시기 '십알단' 윤정훈 씨의 트위터


    “현재 상황은 영등포 선관위에서 개인사업자 사무실을 들어와 컴퓨터와 자료를 가지고 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영상 촬영을 했고 그 사람이 선관위 직원이 아니고 제보자였답니다.

    “[긴급]선관위가 컴과 서류를 가지고 나가는 과정에서 지하주차장을 이용하지 않았고 1층에는 이미 봉고차 옆에 라이트를 켠 기자가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사를 중단시켰고 변호사를 급히 불렀습니다.” 


    14일 오후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와의 통화


    윤정훈 씨 사무실을 선관위가 찾은 뒤 인터넷에서는 “새누리당 알바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좌파 성향의 SNS이용자와 네티즌들은 KBS 9시 뉴스를 본 뒤 “알바가 아니라 정직원이었다”며 ‘십알단’을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인기검색어에 올리자며 난리였다.


  • ▲ 윤정훈 씨의 트위터 캡쳐.
    ▲ 윤정훈 씨의 트위터 캡쳐.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윤 씨의 트위터를 본 뒤 “KBS 기자가 선관위를 사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본지는 14일 오후 서울시 선관위에 “윤 씨 사무실을 찾았을 때 KBS 기자와 뭔가 협의를 한 게 있는가”라고 물었다.
    선관위 관계자의 답변이다.

    “마침 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러 가는 길이다.
    그 내용은 내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아닌 것 같다.

    지금 고발하러 가는 길이니 검찰 조사에서 밝혀지지 않겠느냐.”


    14일 오후 변희재 ‘미디어 워치’ 대표 "십알단, 뭔지는 아나?"


    새누리당 SNS 홍보 활동을 했다는 윤 씨와 함께 ‘트위터’에서 ‘십알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활동하던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14일 오후 기사를 올렸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한다.

    새누리당 선대위에 국정홍보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은 없다.
    또한 윤정훈 씨가 단장이라는 새누리당 SNS 미디어단장이란 직책도 없다.

    현재 소셜본부장은 김철균 前청와대 사이버 비서관이 맡고 있다.”

    윤 씨가 운영하던 사무실의 월세를 댔다는 권 모 씨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트윗상에서는 ○○일보 대표 권△△씨가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위원장’이란 타이틀을 머리말에 달고, 주로 윤정훈 목사의 트윗을 리트윗 해왔다.
    특히 권 씨는 언론사 발행인으로서 법적으로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윤 씨와 ‘십알단’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윤정훈 목사 역시 새누리당과 관계가 없다.
    지난 10월 나꼼수의 김어준 등이 윤정훈 목사가 새누리당 십알단이란 알바조직을 운영한다고 선동했을 때 우파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거짓이라는 걸 뻔히 알았기 때문에 ‘십알단’이란 말머리를 붙여서 항의한 바 있다.

    변 대표는 이번 문제의 핵심은 무차별적으로 남발하는 ‘임명장’에 있다고 봤다.

    “문제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남발한 임명장에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각종 위원장과 위원 타이틀로 수만 장의 임명장을 뿌려왔다
    .
    아무래도 임명장 하나라도 주면 표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 주변에서는 서로 임명장을 돌리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서영석, 주진우, 그리고 선관위와 KBS 기자


    변 대표는 이것이 지난 11일 저녁에 벌어진 민통당의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의 재판이 아닌가 의심했다.

    KBS가 ‘단독보도’했다는 기사에 대해, 보도 몇 시간 전에 서영석 씨와 주진우 씨 등이 알고 있었다는 점, 선관위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예로 들었다.

    서 씨는 트위터에서 윤 씨의 SNS 업체 사무실을 ‘국정원 댓글알바’로 단정지어 말했고, 주 씨는 트위터에서 ‘오늘의 검색어는 십알단’이라며 자신을 따르는 트위터 이용자들을 ‘선동’했다.

    서울시 선관위도 이상하다.
    지난 3월 말부터 안철수 씨가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기 몇 달 전부터 그를 ‘예비대선후보’로 간주해 안 씨에 대해 비판한 시민단체를 압박하기도 했다.

    13일 저녁 윤 씨 사무실을 찾은 뒤에도 “혐의가 있다”고 하지 않고 “했다”는 식으로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이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팩트’임에도 포털에서는 ‘십알단’이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운동 조직’ 또는 ‘국정원 댓글 조직’이라는 식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 서 씨 향해 "너 고소!"


    서 씨 등의 ‘음모론’으로 가장 피해를 본 곳은 국가정보원.
    결국 14일 국정원은 서영석 씨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국정원이 밝힌 고소고발 이유는 “서 씨는 지난 13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방송사와 IT전문가 등이 또 다른 국정원 댓글알바 현장을 급습해 증거를 확보했다’는 문구를 게재하고 유포해 국정원과 그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실제 KBS의 보도에서도 ‘국정원 댓글팀’이 아닌 ‘새누리당 SNS 불법선거운동’으로 나온 만큼 서 씨의 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허위트윗을 숱하게 뿌리는 사람들 다수가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