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당 관계자들, 40시간 동안 김 씨 오피스텔 앞 점거‘증거’ 내놓지 못하고 “외부인 들어가면 컴퓨터 조작” 주장
  • “당신들 지금 (댓글 여론조작) 증거 없애러 가는 거 아냐!”

    “압수수색을 하려면, 당신들이 증거를 제시해!
    아니면 정황이라도 제대로 제시하든가!”

    자신을 ‘시민’이라고 밝힌 한 40대 남성과 ‘국정원 여직원’ 김 씨 부모 사이의 대화다.

    지난 12일 오후 7시 경, 오피스텔에 갇혀있는 김 씨를 찾아온 부모들은 문 앞을 가로 막은 민주통합당 관계자들과 언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 씨의 부친(58)은 답답하고 화난 마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 “(우리 애가 비방 댓글 올렸다는)증거를 제시하지도 못하고!
    그 많은 사람 중 아무나 하나 찍어서!
    국정원 직원이라는 이유로….”

    “국회의원이 얼마나 높은 사람인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영장도 없이, 증거도 없이,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 문 열라고 할 수 있나?
    이건 인권유린 아니냐!”

    김 씨의 부모들은 딸의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평소 집에서 밥을 해먹지 않는 딸의 오피스텔에는 먹을 게 하나도 없고,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게 걱정돼서다.

    딸의 오피스텔에 들어가려던 김 씨 부모는, ‘시민’을 자처하는 40대 남성 등 민통당 측 관계자 5명에게 가로 막혀 들어가지 못했다.
    민주당이 오피스텔 주민들의 항의를 의식해 12일 오후 7시 20분 경 남겼던 사람들이었다. 

  • ▲ 김 씨의 오피스텔 내부를 들여다 보려고 하는 민통당 관계자.[사진: 연합뉴스]
    ▲ 김 씨의 오피스텔 내부를 들여다 보려고 하는 민통당 관계자.[사진: 연합뉴스]

    이들은 김 씨 부모가 오피스텔에 들어가려는 것을 막으며 이렇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컴퓨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들이 들어가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
    경찰과 선관위 직원이 없다면 부모라 해도 들어갈 수 없다.”

    결국 김 씨의 부모들은 오후 9시가 돼서야, 빵과 우유를 문틈으로 넣어준 뒤 집으로 돌아갔다.
    1리터 생수도 넣어주려 했지만 문틈이 좁아 결국 주지 못했다.

    김 씨 부모가 오피스텔을 떠난 이후 민통당 관계자 중 한 사람은 오피스텔 문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려고 애를 쓰는가 하면, 문에 귀를 대고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엿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민통당의 행태가 이렇게 ‘막장’ 수준까지 치닫자, 김 씨는 오피스텔 내부를 휴대전화로 찍은 20초 분량의 동영상을 만들어 기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동영상 속 내부 모습은 화장대, 싱크대, 침대, TV, 책상 등 그저 평범한 20대 미혼여성의 ‘자취방’ 같은 원룸이었다. 

    민통당의 이 ‘오피스텔 현관 점거’는 지난 11일 오후 7시 민주당의 ‘112 신고’부터 40시간 가량 이어졌다. 

    한편 12일 새벽에는 김 씨의 오빠가 찾아와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50대 민통당 당원이 TV조선 영상취재팀 소속 최 모 기자를 폭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