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서민, 안철수는 귀족?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 혼탁양상
  • ▲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회동을 갖고 있는 모습. ⓒ정상윤 기자
    ▲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회동을 갖고 있는 모습. ⓒ정상윤 기자

    그들에게 새로운 정치는 없었다.

    안철수-문재인 대선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구태 정치의 전형인 ‘네거티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단일화 추진에 있어 유리함과 불리함을 따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양측이지만 막상 협상국면에 들어서자 태도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8일 문재인 후보 측 정해구 새로운정치위원회 간사와 안철수 후보 측 김성식 공동본부장을 비롯한 양측 실무팀은 ‘공동선언문’ 성안을 위한 실무협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양측은 방법론을 놓고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듯 팽팽하게 대립하며 적지 않은 진통을 예고했다.

    이날 안철수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캠프 브리핑에서 ‘단일화 룰’, ‘안철수 양보론’, ‘신당 창당설’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합의에 관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민주당발(發)로 보도되고 있다”며 거부감을 표출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이어 “왜곡된 정보가 언론에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합의 정신이 아니다”라며 민주통합당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저희 캠프에서 신당창당론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주장은 오해인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는 “저희 캠프는 어제 하루 종일 신당창당에 대한 기사가 사실이 아니며 그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는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전날에도 치열한 여론전을 펼쳤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후보는 서민의 삶을 살았고 따라서 서민의 땀과 눈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대통령 후보”라고 강조했다.

    기자들이 ‘문재인 후보가 서민이란 점을 강조하는 것은 안철수 후보가 귀족이란 점을 암시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것은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고 했다.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단일화 3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구제적으로 TV토론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단순 여론조사 단일화를 도모할 경우 100만명에 달하는 당내 선거인단의 의사가 짓밟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철수 후보 측은 “일일이 맞불 작전으로 가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식 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이외의 분들이 소소한 갈등을 만드는 것은 두 후보의 그 어려운 합의를 빛나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캠프 내에선 “민주당이 굉장히 얕은 수법을 쓰고 있다”, “민주당에서 자꾸 억지 주장을 퍼뜨리는 것이 결국은 자기네가 약체라는 걸 실토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성토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양측의 여론전을 두고 “안철수-문재인 후보 측은 결국 기성 정치권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구태 정치의 판박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