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공보단장 "文-安 오로지 권력 잡겠다는 것" 맹비난朴, 개헌 등 대형이슈 대신 연쇄 정책발표로 '준비된 후보' 부각
  • ▲ 민주통합당 문재인(가운데), 무소속 안철수(왼쪽) 후보는 6일 단독회담을 갖고 단일화를 논의한다. 맨 오른쪽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문재인(가운데), 무소속 안철수(왼쪽) 후보는 6일 단독회담을 갖고 단일화를 논의한다. 맨 오른쪽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6일 단독회담을 갖고 단일화를 논의키로 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말씀드릴 게 없다"며 공식대응을 자제했지만, 새누리당은 '빅이슈'에 방아쇠가 당겨지자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5일 "문재인, 안철수 두 분이 만나는 게 김정은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뭐가 어렵냐. 만나도 오로지 권력을 잡겠다는 것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단장이 두 사람의 만남을 북한 김정은에 빗댄 데는 뼈아픈 이유가 있다. 앞서 이날 오전 박 후보가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발표하면서 남북 관계발전을 위해 김정은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 후보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정상회담 이슈가, 후보단일화에 묻혀버리는 상황을 맞딱뜨리게 됐다.

    문제는 앞으로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데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박 후보가 줄줄이 정책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저쪽에서 계속 단일화로 밀고 들어오면 결국 관심은 한 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당장 박 후보는 문-안 후보의 단일화회담이 열리는 6일 정치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지난 2일 코엑스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지난 2일 코엑스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박 후보가 단일화에 맞설 대형 이슈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여론의 중심에서 빗겨설 수 있다는 위기론도 번지고 있다. 그 대안으로 급부상한 의제가 바로 개헌론이다.

    박근혜 캠프 측 관계자는 "개헌이 국정쇄신, 정치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있으나 도입 시기, 방법 등을 두고는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또 박 후보가 4년 중임제 도입에는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국정 구상을 5년으로 하고 관련 계획들을 발표 중인데 갑자기 임기를 줄이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 후보가 정치쇄신안으로 '개헌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나왔으나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은) 초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달 중으로 경제민주화 종합정책, 가계부채, 사교육 대책 등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40%에 가까운 고정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일화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박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야권에서 단일화를 진행하는 게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지 않느냐. 결국 유권자는 '준비된 후보'에게 쏠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 후보 측은 각 분야별 공약발표와 맞물려 최근 힘을 받고 있는 여성대통령론(論)을 적극 활용해 '부동층'의 표심을 얻겠다는 뜻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