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칼럼세상> 

     안철수의 '빈 깡통 비전’, 젖비린내 난다! 

     

  • ‘빈 깡통’ 요란하게 두드려대고 있다!  
    안철수가 어제 대선 출마 선언한 지 20일 동안 정치권력에 굶주려 쫓아다니는 폴리페서들 잔뜩 모아놓고 머리 싸매 급조한 ‘대선 정책 비전’이라는 것들.

    이걸 보고 떠올리는 단어는 ‘빈 깡통’! 

    운동권 대학생들이 모의(模擬)국회 만들어 대통령 출마 선언할 때 실현 가능성 전혀 따지지 않고 그냥 혹 하라고 질러보는 정책들을 노점상처럼 펼쳐놓고 이걸 무슨 대단한 공약이나 되는 양 포장해 대한민국 대통령 되겠으니 표 찍어 달라고?

    <안철수의 생각>을 읽고 국가 운영을 바라보는 사유체계가 좌파 운동권 수준에 불과하고, 입에서 어린아이 젖비린내 나는 유치함-구상유취(口尙乳臭)!, 라고 평했던 건 전혀 지나친 게 아니었음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1만개가 넘는다는데, 안철수는 그것을 10분의 1이하로 줄여 전관예우나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사라지게 하겠다? 좋다. 취지는 100% 옳다. 

    그럼 왜 10분의 1, 즉 1000개 이하로 줄여야하는 ‘근거’를 대야할 것 아닌가! 왜 20분의 1로는 줄이지 못하는지! 

    대법원장은 대법관들이 상호 추천·선출하는 호선(互選) 방식으로 추천을 의뢰하겠다? 3권 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장을 대법관들 인기투표로 뽑는다? 

    대학총장을 교수들 투표로 뽑게 만들어 해외 출장 가서 볼펜, 양주 사갖고 돌아와 교수들에게 돌린 사람이 총장 되는 것 보지도 못했나!  대법원장 자리에 야심 있는 대법관들은 임기 내내 정치꾼 행세하고야 말 것!

    안철수는 현재의 청와대를 국민에게 가장 가까운 장소로 이전해 ‘소통과 개방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우선 묻고 싶은게, 그럼 어디로 옮길 건지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할 것 아닌가? 

    도대체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 집무실’이 어딘지! 제발 듣고 싶다. 청계천 앞 고층건물? 동대문시장 앞 어떤 건물? 국민이 가장 북적대니까? 강남 코엑스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몰려드니 그 앞으로 옮기지. 

    대통령 집무실을 그런 곳으로 옮기면 외국에서 대통령, 총리 오면 어디에서 환영행사하나? 그럼, 충청도 세종시로 청와대를 옮긴다? 

    안철수는 “국민이 제일 위, 국회가 그다음, 제일 낮은 곳에 대통령과 정부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선거해서 국회의원, 대통령 뽑으며 이 난리인가? 

    민주주의의 기본도 모르고 내뱉는 참으로 입에 발린 소리, ‘국민’을 입에 달고 다니는 구태 정치인의 닳아빠진 어법 그대로! 전형적인 포퓰리스트! 

  • 이런 게 한두가지 아니다. 실현 가능성 따지지 않고 뜬 구름 잡는 거라도 국민들을 혹하게 만들 수 만 있다면 뭐든지 갖다가 공약이라고 모자이크해 포장!  이미 안철수가 말하는 그런 것, 정치권에서 대선 때마다 다 나온 얘기들! 신상품인양 내놓는 기술, 이건 양심 불량이다.

    고려대 교수 장하성 데리고 갔다기에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경천동지할 내용 준비했나 했더니, 중소·중견기업이 고용을 늘리면 1인당 연간 1,000만원 이상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나? 

    그럼 연봉 1천만원도 주지 못하는 중소·중견기업은 공짜를 넘어 돈 남기고 종업원 고용하게되네. 연봉 2천만원 준다면 절반이 국고지원? 연봉 3천만원이면 정부가 3분의 1 대주고? 

    10명을 고용하면 연간 1억원을 정부에서 받네? 20명 늘리면 2억원 받고. 중소·중견기업, 정말 안철수가 대통령되면 살판나게 됐다. 

    안철수는 “(북한과) 우선 대화를 시작하고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한에 대해 공부한 게 짧고, 얼마 안 돼 대북 문제도 내가 하면 잘 풀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됐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인문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그의 ‘머리’ 속에 종북학자들이 엉뚱한 자신감을 채워놓았기 때문인지, 둘 다 원인일 수도 있지만 북한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사과를 받아내겠다는 건 턱도 없는 소리다. 

    더 이상 기도 차지 않는 그 다음 말.

    “북한은 남한 인구의 노령화로 인한 생산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커다란 선물’로 ‘북방 경제의 불루오션’을 열겠다.” 

    대한민국 국민은 늙어가고, 일할 수 없는 노동력이 되니 북한의 노동력으로 ‘대체’한다? 북한이 대한민국한테 노동력이나 대주는 봉(鳳)이라고? 

    이런 유치한 발상들이 명색이 대학에서 학생 가르친다는 폴리페서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고, 이를 대선후보가 발표? 대한민국 폴리페서들, 정말 한심한 수준임을 거듭 확인한다. 

    연구실에서 밤늦게까지 자장면 시켜다 조교와 나눠 먹으며 뼈 빠지게 공부하고 가르치는 나머지 교수들이 오늘따라 더욱 안쓰럽다. 폴리페서들의 창궐에 ‘다수의 교수’들은 왜 침묵하며 들고 일어서지도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빈 깡통’을 놓고 열광하며 무슨 대단한 대안이나 되는 듯 기대 쏟고 있는 국민들! 거듭 강조하는 바이지만, 안철수가 말하는 ‘국민’이 정치를 망치고 있다. 

    국민이 정치를 망치고 있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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