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좀 달라" 프로포폴 얻기 위해 지인에게 문자군 복무 중인 인기가수 B씨 수사선상 올라 충격
  •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구속된 방송인 A씨가 약품을 구하기 위해 연예계 지인들과 수차례 문자를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월부터 A씨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 온 강원지방경찰청 외사계는 A씨가 수차례 성형수술을 받는 와중에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에 중독됐고, 이후 이 약품을 얻고자 일부 지인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을 확인 것으로 전해졌다.

  • 한 검찰 관계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가수 B씨도 A씨와 문자를 주고 받은 사람 중 한 명"이라며 "A씨와 친분이 두터운 일부 연예계 인사 중 마약 복용 혐의자와 전과자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온 이상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14일 전했다.

    이에 경·검찰은 휴가 기간에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진 B씨에 대해서도 군 검찰의 협조를 받아 관련 혐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방송인 A씨가 경찰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건 지난 4월. 당시 서울 강남의 한 네일샵 2층에 있던 A씨는 돌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 엠뷸런스에 실려갔다. 경찰은 발견 당시 A씨의 팔에 링거 주사 바늘이 꽂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A씨의 가방 안에서 발견된 20㎜ 용량의 프로포폴 5병을 유력한 증거물로 보고 있다. 프로포폴 병에서 나온 혈흔이 A씨의 DNA와 일치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경찰은 A씨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 약물에 손을 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동안 공급책이나 구입처 등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소환된 A씨가 자신의 혐의를 한사코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어 왔던 게 사실.

    경찰은 마취제 관리를 소홀히 한 일부 성형외과에 대해서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나, 병원과 고객을 이어주는 일명 '브로커'의 실체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건을 넘겨 받은 춘천지검은 내주 초 춘천교도소로 이감될 A씨를 상대로 공급·유통책 리스트 작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검찰은 용의자 선상에 오른 가수 B씨는 물론, A씨와 친분이 있는 재계 인사들에게까지 수사의 폭을 넓일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프로포폴 수사를 두고 무리수라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애당초 A씨의 입건 여부를 두고 경찰과 검찰간 이견차가 발생했던 것도 사실. A씨가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가방 안에서 나온 약병 몇개 만으로는 상습 투약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프로포폴에 대한 각종 부작용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단속이나 처벌은 미미한 수준에 그쳐왔다"며 "이번 수사의 종착지는 A씨 개인이 아니라, 암암리에 퍼져있는 프로포폴 유통망을 발본색원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