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오스 북부 오지의 동굴에서 아시아에서는 가장 오래전인 약 6만년 전의 현생인류 두개골 화석이 발견돼 현생인류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에 다양한 지역에 살았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MSNBC 뉴스가 20일 보도했다.

    미국과 프랑스 과학자들은 라오스 북부 안남산맥에 속하는 파항산의 한 석회석 동굴에서 지난 2009년 발견된 현생 인류의 부분 두개골 화석을 분석한 결과 6만3천~4만6천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탐 파 랑'(현지어로 원숭이 동굴이란 뜻) 동굴에서 발견된 이 두개골과 치아가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현생 인류의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이 화석은 아프리카를 떠난 초기 인류가 해안을 따라서만 이동하지 않고 일부 집단이 북부 내륙 쪽으로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안남 산맥 일대에서는 지난 1900년대 초 현생인류 몇 명의 두개골과 다른 뼈들을 발견된 적이 있으나 연대가 불과 1만6천년 전으로 밝혀졌었다.

    연구진은 중국과 동남아의 섬들에서 이번에 발견된 두개골과 비슷한 연대의 현생인류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연대가 정확하지 않고 확실하게 현생인류의 특징을 보이지도 않았다면서 새로 발견된 두개골은 연대도 정확하게 밝혀졌고 매우 확실한 현생인류의 특징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 두개골은 현생인류가 여러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가설보다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는 가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기나 지리적 근접성으로 볼 때 이 두개골의 주인은 호주에 처음 상륙한 이주민의 직계 조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두개골은 또 현생인류가 약 6만년 전 이 지역에 거주했다는 기존의 유전적 증거를 더욱 확고하게 뒷받침해 주는 최초의 화석 증거이다.

    연구진은 이 두개골이 묻혀 있던 곳의 토양 연대를 다양한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5만1천~4만6천년 전으로 밝혀냈다.

    이들은 함께 발견된 유물이나 주거 흔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이 동굴이 주거지나 매장지가 아니었으며 오래전 밖에서 죽은 사람이 홍수 등에 의해 동굴 안에 쓸려 들어오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학자들은 또 현생인류의 아시아 이주 경로가 생각보다 다양했으며 동남아 본토가 여러 이주 경로로 이어지는 갈림길이었을 가능성을 이 화석이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는 아프리카를 떠난 현생인류가 인도와 동남아 해안을 따라가다가 남쪽의 인도네시아와 호주, 뉴질랜드 및 일대 섬들에 정착한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 일부는 북쪽이나 북동쪽으로 이동해 오늘날 중국 땅에 정착했고, 다른 일부는 강줄기를 따라 동남아 산간 지역에 퍼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아무도 라오스나 베트남, 태국의 산간 지역에 현생인류의 조상이 살았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시도중인 이 두개골 화석의 DNA 채취가 성공한다면 오늘날 현지 주민들과 혈연관계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