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흡혈女’ 누군지 알고 보니··· 민주통합당 전 국회의원 딸
  • 연봉이 무려 7천만원이다.

    업무는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월급은 꼬박꼬박 받아간다.

    그 월급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된다.

    국민 혈세를 공짜로 떼먹은 것이다.

    몰염치한 국회의원과 그의 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18대 국회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8번 서종표 전 의원은 자신의 서모씨를 3년여간 4급 보좌관으로 채용했다.

    여러 관계자들은 서씨가 일상 업무를 위한 출근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딸 서씨는 상임위원회와 관련한 전문성도 없었다. 심지어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책상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7천여만원에 달하는 4급 보좌관 연봉을 약 3년간 빠짐없이 받아갔다.

    일은 안하면서 챙길 건 다 챙긴 것이다.

    서종표 전 의원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에 지역구 사무실도 따로 없어 사실상 일을 하지 않았다.

  • ▲ 민주통합당 서종표 전 의원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서종표 전 의원 ⓒ연합뉴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딸 서씨는 19대 국회에서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8번인 백군기 의원실에 6급 비서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군기 의원(육사 29기)은 서종표 전 의원(육사 25기)의 군(軍) 후배다.

    서종표 전 의원은 2001년 육군 3군사령관을 지냈다. 백군기 의원 역시 2006년 3군사령관을 지냈다.

    백군기 의원이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는 데 서종표 전 의원의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서 전 의원이 군 출신 비례대표 후보로 백 전 의원을 추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백 의원이 보은(報恩) 차원에서 서 전 의원의 딸을 6급 비서로 채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4급 보좌관이 6급 비서가 되는 경우도 국회에서는 전례가 드물다.

    부장급 사원이 부서를 옮겨 대리급 사원으로 근무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딸 서씨는 19일 “(18대 국회에서) 상임위 활동은 안 했고 후원회 관련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백군기 의원실에서는 정책 담당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백군기 의원은 ‘채용 당시 서씨의 상임위 활동 경력을 봤느냐’는 물음에 “그것까지는 안 따졌고 서종표 전 의원이 추천했다”고 답했다.

    서종표 전 의원의 딸이 출근도 제대로 안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밖에서 사무실 일도 보고 내 개인적인 임무도 맡아 해서 보좌관 업무를 했다, 조금”이라고 말했다.

    국회 보좌관들 사이에서는 “몰염치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국회 차원의 조치는 없다.

    2010년 당시 ‘빈민의 대모(代母)’로 불리던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이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을 보좌진으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발의한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2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가 18대 국회가 끝나면서 폐기됐다.

    "이러려고 법안 처리를 미뤘구나···"

    여의도를 보는 국민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


    백군기 의원은 이날 보은 차원에서 서종표 전 의원의 딸을 채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신청자는 무려 282명이었고 저도 그 중에 한 명이었다.”

    “또한 국방 부분 비례대표 후보는 본인 뿐만 아니라 이성출 한미연합사부사령관,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이한호 공군 참모총장등이 물망에 올랐다고 언론(3.16 매경)에 보도 된 바 있다.”

    “따라서, 국방 부분 지원자들과 면접 등 투명성과 공정성이 보장된 공심위원회의 공개채용에서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것이지 타 의원의 도움이나 추천을 받아 후보가 된 것이 아님을 거듭 밝히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