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학생→가해학생된 비율 5.9배 높아 응답자 10명 중 1명 폭력 피해 경험, ‘목격했다’ 응답 29.3%
  • ▲ 스마트폰을 이용한 학교폭력 설문조사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 스마트폰을 이용한 학교폭력 설문조사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자료사진)

    교과부가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신뢰도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벌인 학교폭력 설문조사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인 ‘오픈서베이’는 지난 4월 22일 하루 동안 1천95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학교폭력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학생 10명 중 1명 ‘학교폭력 당한 적 있다’

    조사결과 응답자 10명 중 1명 이상은 따돌림과 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최근 1년 안에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을 당했다는 비율은 11.3%에 이르는 221명이었다.

    학교폭력을 간접적으로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29.3%(507명)에 달했다.

    중학생 사이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이 고등학생보다 더 심각했다.

    조사결과 중학생의 14.3%(130명)는 직접 폭행을 당했거나 폭행을 목격했다. 반면 고등학생은 8.7%(91명)가 직접 폭행을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 폭행 이유 1위 ‘이유 없이 재수 없고 싫어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폭행이유였다.

    피해학생을 대상으로 폭행을 당한 이유를 묻는 설문에서 남녀학생 모두 ‘아무 이유 없이’라고 답한 비율이 33%(73명)로 가장 높았다.

    같은 설문에서 남학생은 ‘신체적으로 약해서(31.1%, 33명)’, 여학생은 ‘성격 때문(33.0%, 38명)’이라는 읍답이 뒤를 이었다.

    폭력을 휘두른 이유 역시 ‘특별한 이유 없이 재수 없고 싫어서’가 43.0%(9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괴롭힐 때 상대방의 반응이 재미있어서(15.0%, 32명)’, ‘나보다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13.1%, 28명)’ 등의 순이었다.

    남자 중학생의 경우 ‘나보다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라고 응답한 비율이 여자중학생의 5.1배에 (21.5%, 19명)달해 성별에 따라 폭력을 행사하는 원인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학생이 느끼는 폭행 정도, 남학생보다 심해

    폭행 피해 수준을 묻는 설문에서는 여학생(35.8%, 412명)이 남학생(28.2%, 226명)보다 심각한 수준의 폭행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해, 폭행으로 여학생이 입는 정신적 상처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 피해자가 가해자로, 학교폭력의 악순환

    가해자에 대한 설문 결과는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그대로 보여줬다.

    학교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11.0%(215명)였다. 이 가운데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가해자가 된 비율’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무려 5.9배 높은 41.6%(88명)였다.

    이들 중 ‘다른 애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학교 폭력을 행사한다고 답한 비율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2.2배 높아, 학교폭력을 겪은 피해 학생의 치유되지 않은 트라우마가 또 다른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학생들이 꼽은 학교폭력 원인? ‘처벌 및 보호체계 부실’ 1위

    한편 학생들이 꼽은 학교폭력 원인 1위는 ‘가해/피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과 보호받을 체계가 구조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서(37.2% 726명)’였다.

    ‘경쟁과 서열을 중요시 하는 사회 풍토와 개인적인 성향(31.1%, 607명)’ 역시 높은 응답을 기록해 학교 폭력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설문을 실시한 오픈서베이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정기적인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설문 응답률이 80%를 넘어서고 분석도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학교폭력의 실태를 파악하는데 하나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