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L-PD모두 궁극적 목표는 공산주의 혁명”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으로 수습되는 통진당 사태
    金成昱   
     
     통합진보당 사태가 ‘도마뱀 꼬리 자르기’ 식으로 수습될지 모른다. 소위 PD(Peoples Democracy)계열로 불리는 심상정-유시민-강기갑 그룹이 소위 NL(National Liberation) 이석기-김재연-오병윤 일당을 정리한 뒤 봉합하는 수순이다.
     
     이것은 최악의 결과다. NL이건 PD건, 80년대 태생이 달랐을 뿐 2012년 현재 反대한민국 노선에선 차이가 없는 탓이다.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3대 세습을 감싸는 등 從北노선 역시 NL과 본질적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근거는 이렇다.
     
     1. PD계열로 불리는 심상정-유시민-강기갑 그룹은 주한미군 철수·한미동맹 해체를 골자로 한 통합진보당 소속이다.
     
     2. 과거 심상정·노회찬 등 PD계열의 진보신당 역시 강령에서 “오직 자본주의를 극복함으로써만 인간의 자유와 참된 만남의 공동체가 가능하다”며 “인간을 착취와 억압에서 구하고 생명과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부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새로 세우는 것이 절박한 과제”라고 주장했었다.
     
     노회찬은 2007년 대선에서 “코리아연합을 거쳐 코리아연방을 건설하는 제7공화국을 건설하자”며 이를 위해 역시 領土조항 삭제·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폐지·韓美동맹 해체를 주장했다. 심상정의 대선 공약 역시 1국가·2체제·2정부 연방제 방식의 통일과 주한미군 철수였다.
     
     요컨대 PD계열이란 대한민국의 시장경제 체제를 뒤집어 “국가 전체를 새로 세워서 코리아연방제”로 가자는 그룹이다.
     
     3. PD계열이 북한 3대세습,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비판한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과거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가 2008년 3월30일 울산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3대세습을 “비정상국가로 가는 것”으로 표현했지만 이어서 “아들이 3대째 최고 권력을 이어가는 현상이 한반도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삼성재벌도 이병철-이건희-이재용”을 비난했다. 700만 동족을 학살한 김일성 一家를 이병철·이건희·이재용 가문에 비교한, 극도의 뒤틀린 선악관이다.
     
     유시민 역시 천안함 폭침 이후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2010년 5월11일 평화방송 라디오)”이라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부정해온 인물이다.
     
     4. 2008년 2월 민노당·진보신당 분당 때 심상정·노회찬 등 PD계열이 NL파의 ‘從北主義’를 언급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도 북한의 對南전략과 동일한 민노당 강령·규약은 건드리지 않았다. PD계열이 비판한 것은 “북한에 대한 주체성이 훼손되는 것”이었을 뿐 통상적 의미의 從北主義가 아니었다.
     
     PD계열이 從北主義와 다르다는 오해는 진중권의 민노당·진보당 비판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진중권은 진보당 내부 PD계열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정체성도 다르다. PD계열은 자신들의 이념적 세탁을 위해 진중권의 재롱을 방관할 뿐이다.
     
     5. 전향한 右派경제학자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한민국 건국60년의 재인식(기파랑 刊. 사진)’이라는 책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목표는 모두 “공산주의 혁명”이라며 이렇게 지적한다.
     
     “민주화 세력의 사상적 주도권을 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이념은 어떠합니까? 그들은 스스로 NL과 PD라고 하는데, 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민족해방투쟁을 강조하느냐,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강조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공산주의 혁명이 아닙니까? 그들은 아마 공산주의 혁명이라고 하더라도 종래의 공산주의와는 다른 어떤 이상적인 사회의 건설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NL이나 PD가 한국에서 이룩한 산업사회의 성과를 부정하는 토대 위에서 새로운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기존의 공산주의와 다를 바 없습니다”
     
     安교수는 이어 아래와 같이 덧붙인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북한과의 국가연합이든, NL과 PD가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든,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국가 모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국가모델은 세계공산주의 70년 역사를 통하여 실현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대국민 선동력은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보듯이 대단합니다. 한국 민주주의가 안정되려면 진보 진영의 사상이 하루빨리 사회민주주의로 수렴되고 국정의 기본방향이 선진화로 잡혀야 할 것입니다”
     
     6. PD계열이라고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이념적 정체성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자도 아니다. 유럽의 공산당도 국가를 부정하진 않는다.
     
     통합진보당 사태의 본질은 이념다툼이 아니라 이권다툼-파벌다툼이다. NL이건 PD건, 당권파건 비당권파건, 이석기·김재윤·오병윤 일당이건 유시민·심상정·강기갑 일파건 오십 보 백 보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믿으면서 주한미군을 내보내고 북한정권과 연방제로 통일하자”고 주장한다. 사실상 赤化(적화)된 해방공동체(?)를 꿈꾼다. 역사의 몽상가들이다.
     
     NL이건 PD건, 가는 길이 다를 뿐 종착역은 동일하다. 소위 친일·친미·反北세력이 척결될 때까지 연합할 수밖에 없다. 극좌NL을 치기 위해 극좌PD를 띄우는 건, 한국의 좌경화를 구조화시켜 국체를 허무는 독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