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심폐소생술' 받으며 몇 차례 위기 넘겨경찰, '만일의 사태' 대비..'거물급 주먹' 동향 주시
  • ▲ 폭력조직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지난 1월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씨는 이번에 입원하기 전 한 중견기업인의 부탁을 받고 모 기업 대표에게 사업 투자금 25억원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수차례 협박한 혐의로 대구지방경찰청의 수사를 받아왔다. 사진=연합뉴스
    ▲ 폭력조직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지난 1월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씨는 이번에 입원하기 전 한 중견기업인의 부탁을 받고 모 기업 대표에게 사업 투자금 25억원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며 수차례 협박한 혐의로 대구지방경찰청의 수사를 받아왔다. 사진=연합뉴스

    폐렴 증세로 입원 중인 범서방파 前두목 김태촌(63)씨가 지난달 갑자기 심장박동이 멈춰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과 혜화경찰서 측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3일 심장에 문제가 생겨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에도 21일 또 다시 심장박동이 정지되는 위급한 상황을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기능을 회복한 김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 그러나 김태촌의 위중한 상태가 수개월째 지속됨에 따라, 경찰은 지난주 회의를 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혜화경찰서 경비과 측은 "지난 간부회의 때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 병원 주변과 외곽에 경비 인력을 배치하는 문제가 논의됐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선 경찰서의 형사과와 경비과 인력을 분산 배치하고, 서울경찰청 인력을 동원하는 문제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씨가 사망할 경우 전국의 조직폭력배들이 장례식장에 모여들어 패싸움 등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강남 모 병원에서 범서방파 중간 보스급으로 활동하던 나OO씨의 모친상이 치러질 당시, 범서방파 전 조직원들이 병원에 집결해 경찰에 초비상이 걸렸던 적이 있다.

    나씨의 모친상 만으로도 '왕년의 주먹'들이 한 자리에 모인 사실을 감안하면, 범서방파의 상징적 존재인 김씨가 '변고'를 당할 경우 전국의 조직폭력배가 들썩거릴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에 경찰은 거물급 조직폭력배들의 최근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김씨가 수장으로 있던 범서방파는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2일을 기점으로 '김태촌의 병세가 악화됐다'는 기사가 쏟아지자 김씨의 가족들은 "일부 언론에 거론된 '위독설'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김씨의 친누나 김숙자씨는 2일 <스포츠서울닷컴>과의 통화에서 "김태촌은 보도된 내용과는 달리 상태가 호전되고 있고, 다음주께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며 "위독설을 제기한 해당 언론사에 대해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누나 김씨는 "기사를 보고 병원과 경찰서 측에 문의했는데, 자신들은 절대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밝힌 뒤 "특히 병원에선 환자의 상태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도록 돼있다고 하는데, 대체 어디에서 위독이니 장례니 하는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스포츠서울닷컴>에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