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보다 캐릭터 앞서…선거 때 '붕대 투혼'→'공약이행' 착수금전 스캔들 MB와 거리두고…당명 바꾸고 '좌클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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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뉴욕타임스 보도

    미국의 주요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소란스러운 민주주의에서 청결한 기운을 가진 독재자의 딸(In a Rowdy Democracy, a Dictator's Daughter With an Unsoiled Aura)’로 소개했다.

    신문은 21일(현지시간) 인물 소개기사에서 “박 위원장이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강인한 성격과 카리스마로 체구보다 더 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근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끌어 차기 대통령이 되는데 좋은 위치에 서게 됐다”며 박 위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남성 우위의 아시아 사회에서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또 박 위원장의 부모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그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도했다. 박 위원장이 부모님을 잃은 과정을 곁들이면서 박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은 대중적 인기를 얻는데 도움과 동시에 제약 요소가 된다고 분석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박 위원장이 '국가 발전'이라는 박 전 대통령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지만 좌파 진영은 정치적 반대자를 투옥하고 죽인 1980년대 군부시절 독재자와 연관 짓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위원장이 정책보다 개인의 캐릭터로 더 호소한다는 지적이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손목에 하얀 붕대를 감을 때까지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선거 운동에 임했고, 선거가 끝난 뒤에는 약속을 지키는 모습으로 '자신의 실적'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즉 선거가 끝나자 마자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가면서 약속을 지키는 자신의 캐릭터를 굳건히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금전 스캔들'로 상처를 입은 이명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자신의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당명을 바꾸고, '좌클릭' 행보로 복지정책을 대폭 확대하면서 세계금융위기 이후 실업문제 등에 진저리가 난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고 했다.

    다만 NYT는 박 위원장이 부모를 모두 잃고 결혼과 자식을 포기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여성으로 평가돼 성자(聖者)와 같은 이미지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박 위원장의 대중적 인기가 중‧장년층에 한정돼 있어 기성 정치권에 환멸감을 느끼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자신과 당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안철수라는 위협 요인을 막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