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리면 대부분이 죽는다는 직장암 말기로 판정 받은 뒤 오히려 웃음을 배우고 이웃들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집배원이 ‘숨은 일꾼’ 상을 받는다.
-
지경부 우정사업본부는 20일 “직장암 말기 판정 후 주민의 손발이 되어 제 2의 인생을 사는 집배원 김천수 씨(49·정읍칠보우체국)가 청소년을 위한 나눔문화재단이 시상하는 서담상을 수상한다”고 밝혔다.
서담상은 산간오지, 도서, 농어촌, 특수시설 등에서 묵묵히 일하는 숨은 일꾼을 찾아 격려해주는 상이다. 청소년을 위한 나눔재단에서 2010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김 씨는 2006년 3월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수술을 받았다. 그 후 암 투병이 시작됐다. 이때 ‘웃음으로 암을 물리친다’라는 얘기를 듣고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김 씨는 “직장암이 독이 된 것이 아니라 도리어 약이 된 거다. 웃으니까 건강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보니 행복이 뭔지도 알고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고 말한다.
김 씨는 집배원으로 일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무거운 짐을 오토바이로 실어다주고 겨울에는 비닐 방품막을, 여름에는 모기장을 설치해주기도 한다. 읍내에서 필요한 걸 사다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노인복지시설도 매달 방문한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이나 빵, 바나나 같은 먹을거리도 사주고 매월 후원도 하고 있다. 그는 암 투병의 고통을 잊지 않았기에 암 환자 봉사단체에도 매달 기부하고 있다.
김 씨의 봉사활동 중에서 특이한 것은 마술이다. 김 씨는 우편물을 배달하다 경로당, 마을회관을 찾으면 마술을 선보인다.
김 씨는 “이제 세상이 달라 보인다. 저는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아침에 한시라도 빨리 일어나고 싶고 저녁에 한시라도 늦게 자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진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저는 세상을 다시 살고 있다”고 말한다.
서담상 시상식은 오는 21일에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