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페미와 우파는 제3자일 뿐, 사과 요청 자격 없어.."불쾌하니 그냥 욕하고 말자"
  • 나꼼수 가슴응원 사과하면, 배신이자 죄악
     
    종북페미와 우파는 제3자일 뿐, 사과 요청 자격 없어
     

  •  나꼼수 비키니 가슴응원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과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으나, 나꼼수 멤버들은 사과를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신들의 당당함도 주장하지도 않는다. 본인들 스스로 그 어떤 입장을 취해도 논란은 더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이 사안은 운동권 내에서의 문화적 취향 및 계급, 여성의 정체성, 엘리트와 대중과의 관계 등등 복잡한 사안이 얽히고 섥혀 있기 때문이다. 이 사안 하나로 나꼼수로 뭉쳐 있는 대중들이 분화될 수도 있을 정도의 폭발력도 내재되어있다.

    진중권과 공지영의 래디컬 페미니즘은 같은 편 여성에게만 해당

    먼저 나꼼수 측에 사과를 요청하는 세력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공지영과 진중권 등 종북페미니즘 세력이다. 이들은 나꼼수 멤버들은 물론 남성 전체가 마초적 행태를 보이며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지영은 “가슴 인증샷을 옹호하는 마초(남성우월주의자)들의 불쾌한 성희롱적 멘션(글)들과 스스로 살신성인적 희생이라고 하는 여성들의 멘션까지 나오게 된 것은 경악할 만하다”고 사과를 촉구했다. 특히 진중권은 남성 전체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성 중에서 마초 기질에서 자유로운 사람들 많지 않다. 나를 포함하여 남성들은 나꼼수에 대한 비난보다는 자기 내면에 들어와 있는 우익 마초 근성을 반성하고, 나꼼수 멤버들과 더불어 여성들에게 함께 사과를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이러한 공지영이나 진중권의 관점은 이른바 래디컬 페미니즘으로서 본질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립구도에서 한쪽을 죄악시한다. 이는 사실 상 사회과학적 개념이 아닌 인종주의적 개념에 가깝다. 인간성 내부에서 ‘마초 근성’이라는 죄악을 상정하고, 이를 타파해야 한다는 히틀러와 나찌식 인간개조론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고는 반드시 인종에 따라 편가르기를 하여 같은 편은 감싸고 다른 편은 죽이는 폭력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중권 본인이 저지른 성폭력(진중권의 소속당인 진보신당은 언어희롱도 성폭력으로 규정) 사건이다. 진중권은 PD수첩의 광우병 거짓선동을 옹호하다가 번역가 정지민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진중권은 공개적으로 “미스정, 당신은 내 취향이 아니다”라며 정지민에 희롱조 글을 올렸다. 번역가라는 전문직 여성의 사회적 활동에 대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여성성’을 부각시키며 성적 희화화시킨 것이다. 이는 당시 진중권의 소속당 진보신당 규정으로는 명백한 성폭력이었다. 설사 가장 강력한 래디컬 페미니즘을 따르는 진보신당이 아니어도, 사회적 규범만으로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수준의 희롱적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 당시 진보신당은 진중권에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진중권은 일체 사과도 하지 않았다.
    즉 이들의 페미니즘은 같은 편에게만 해당될 뿐, 자신들의 권력쟁취에 해가 되는 여성은 얼마든지 짓밟아도 된다. 필자는 진중권 성폭력 건에 대해 나꼼수 건과 연계하여 공지영에 성폭력 여부를 질의했으나 당연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친노종북 여성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정봉주 전 의원 석방에는 동의하나, 이러한 사안에 여성이 성적으로 동원되는 방식, 반인권적 시각으로 콘텐츠가 소비되고 유통되는 방식에 대해 반대한다”고 역시 나꼼수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불쾌하다고 사과 요구하는 여성단체들과 언론은 제3자일 뿐, 자격없어

    반면 보수우파진영 역시 나꼼수의 가슴응원을 성희롱으로 규정한다. 국민일보는 2월 4일자 사설에서 사과를 거부한 김어준을 거론하며 “김씨 발언은 언어의 희롱이다. 성희롱에서 권력관계는 전제 조건이 아니라 가중처벌의 요건이다. 불쾌감을 느끼는 피해자 역시 숙명여대 학생회를 비롯해 수많은 여성단체들이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백번 양보해서 비키니 문제가 호오의 문제라 치더라도 그런 행위에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다면 사과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1월 31일자 김경화 정치부 기자의 칼럼을 통해 아예 민주통합당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비키니 시위는 표현의 자유인지 아닌지의 문제를 떠나서, 이미 성적(性的) 이슈가 됐다. '성욕억제제'나 '코피'라는 표현을 두고 성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민주당은 '진보'를 표방하며 차기 정권을 잡겠다고 공언해 왔다. 상당수 여성의 공분을 사고 있는 성희롱 사건에 침묵하는 정당이 어떻게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건지 의문이 든다”

    이러한 보수우파적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 단지 성적인 발언을 했고, 몇몇 여성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이유로, 특정 사건을 성희롱으로 규정하여 사과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희롱 사건이라면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이 사건은 나꼼수의 일부 여성팬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가슴사진을 공개했고, 이에 대해 나꼼수 멤버들이 화답한 건이다. 이 양 측을 제외하곤 모두 제3자일 뿐이다. 가슴사진 올린 여성이 성희롱 당했다고 사과요청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는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왈가불가할 수 없다. 형법이나 성폭력특별법 상의 성폭력이나 직장 내에서의 성희롱은 모두 ‘친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성희롱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제 3자인 관찰자일 뿐이다. 이런 경우는 성희롱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론에서 감상자 혹은 미디어론에서 수용자의 태도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불쾌한 영화를 보거나 불쾌한 방송물을 봤을 때의 감상자나 수용자의 불쾌한 감정 말이다. 상식적인 상황에서 불쾌한 영화를 봤다고 영화 제작자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욕하고 다시는 그 제작자의 영화를 안 보면 그만이다.

    반면 방송의 경우에는 불쾌한 방송물이 나가면 방통심의위의 판단에 따라 징계를 받기도 하고 사과를 하기도 한다. 특히 음란물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나꼼수는 방통심의위의 심의 대상 방송물이 아니다. 미디어의 경우에서도 지상파와 같이 한정된 전파재원을 이용하는 특수한 경우에나 방통심의위에 의한 제3자의 개입이 가능하지, 일반 미디어에 다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미디어 소비자입장에서 “저런 저질” 그리고 끝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저질이라고 함부로 사과요구하면 사회적 다양성의 기반이 크게 흔들린다.
         
     

  • 가슴사진 올린 여성 “나꼼수가 사과하면 모두 고소고발한다”

    그러면 실제로 가슴사진을 올린 여성의 입장은 어떨까? 매우 강경하게 사과를 반대하고 있다.
    그 여성은 ‘1인시위’ 게시판을 통해 “나꼼수 듣고 비키니 시위한 거 아니다. 나꼼수가 사과하는 건 나의 뜨거운 가슴으로부터의 진실된 외침을 모욕하는 것“이라면서 “주진우가 사과하면 나를 그 정도 유치한 농담도 소화 못하는 유딩으로 치부하는 것. 김용민이 사과하면 나를 자신의 피교사범으로 폄하하는 것. 김어준이 사과하면... 그럴리 없으니 실패“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나꼼수에 사과를 강요하고 있는 종북페미와 보수우파 모두 자신의 가슴사진을 스스로 올린 여성들의 자율적 판단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양측 모두 “나꼼수 같은 마초 혹은 저질들에 현혹당해 성적으로 이용당한 희생양”으로 전제하고 있다.

    진중권은 이에 대해 가슴사진을 올린 여성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그건 말장난이다.
    가슴사진을 올린 여성의 행위는 나꼼수 멤버들의 반응과 연결되어있다. 자신의 행위로 인한 반응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데, 그 여성이 어떻게 그냥 지나치겠는가. 이 때문에 그 여성은 나꼼수 측에게까지 이 논란과 관련 사과 입장을 표명하면 역시 고소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법규나 사회적 규범을 어기지 않는 한, 제 3자가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당사자들에게 사과를 강요할 수 없다. 여성주의적 관점, 예술적 관점, 미디어적 관점 그 어떤 경우라도 나꼼수 멤버들은 가슴사진 올린 당사자가 사과요청하지 않는 한 사과를 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한다면, 이는 나꼼수 측이 기성권력에 굴복하여, 가슴사진 올린 여성의 순정을 짓밟는 결과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비굴한 죄악이고 나꼼수의 사과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