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멀리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별도 면담 없어北, 최고위급 대하듯 예우... DJ 묵었던 백화원초대소로이 여사ㆍ김영남 `6ㆍ15, 10ㆍ4 선언' 정신 공감대
  • ▲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귀환했다. ⓒ 연합뉴스
    ▲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귀환했다. ⓒ 연합뉴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조문을 마치고 27일 돌아왔다. 남측 인사로 김정은을 만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이 여사와 현 회장 일행은 26일 오후 6시 20분 경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에 조문했다고 밝혔다.

    1박2일간의 조문 방북을 마치고 27일 이희호 여사와 함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통해 돌아온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은 “정부와 북측의 배려로 무사히 돌아왔다”면서 김정은과는 별도 면담이 없었다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사람이 많아 40~50분 정도 기다렸다가 10분 정도 면담을 마쳤다”면서 “(김정은으로부터)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기자회견에서 따로 연설을 하거나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갖지 않았다.

  • ▲ 이희호 여사가 26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일 시신에 조문한 뒤 상주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조의를 표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희호 여사가 26일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일 시신에 조문한 뒤 상주이자 후계자인 김정은에게 조의를 표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 사무총장은 27일 오전 만수대 의사당에서 이 여사가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고,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잘 진행됐으면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영남은 조문에 감사표시를 했고, 이 여사 측도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북측이 조문단을 보낸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영남은 “(노무현 대통령까지) 3명의 일(남북관계에 관한)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가 고령인 관계로 윤 사무총장이 대신해 관련 내용을 소개했고, 이 여사는 옆에서 자리를 지켰다.

  • ▲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7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 면담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평양에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을 만나 환담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7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 면담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기 위해 평양에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을 만나 환담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현 회장도 이날 "그냥 애도 표명만 했지 별도의 얘기는 없었다"며 김정은과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김정은의 인상과 성격에 대해 "매스컴에서 보던 대로였다"며 "조문 인사만 했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고 답했다.

  • ▲ 평양을 방문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가운데)이 26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손을 잡고 아버지인 김정일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평양을 방문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가운데)이 26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손을 잡고 아버지인 김정일의 사망에 조의를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회장은 27일 오전 김영남과의 면담에 대해 "일반적 얘기만 했고 순수 조문 목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는 안했다"고 말했다. 대북사업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이번에는 그런 것 없었다"고 답했다. 현 회장은 “평양을 떠날 때 김양건(통일선전부장)이 나와 배웅을 했으며 초대소에서 잠깐 만났다"고 밝혔다.

  • ▲ 북한 김정일 조문차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7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북한 김정일 조문차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7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오후 10시 경 "김정은 동지께 그들(조문단)은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 그이(김정은)께서는 이에 깊은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사는 방명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서 영면하셨지만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현 회장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주신 국방위원장님을 길이길이 우리의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다'라고 썼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이들 일행을 개성의 북측 통행검사소에 리종혁(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내 맞이하는가 하면 북한을 찾은 최고위급 귀빈들이 묵는 백화원초대소를 숙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았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