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에 김종인ㆍ쇄신파 합류 유력비서실장은 안둘 듯..사무총장ㆍ대변인은 非朴 인사로
  •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주요 인사인 현기환(부산 사하갑) 의원이 20일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친박 중진들의 `자발적 용퇴'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자발적 용퇴론'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인 인적쇄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영남과 수도권의 고령ㆍ다선인 친박 중진 5~6명이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친박계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대상으로 거론된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었다.

    이 때문에 현 의원은 최근 며칠 사이 주변 친박 인사들에게 "친박 중진 선배들이 먼저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데 안하고 있다. 내 한 몸을 던져 (불출마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친박 내부에서는 현 의원의 불출마가 친박 중진의 `불출마 도미노'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친박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가 출범한데다 현 의원의 결단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어깨를 가볍게 하기 위한 친박 중진의 자기희생이 자연스레 나올 걸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 다선 의원은 "비울 필요는 있지만, 누구를 떠미는 모양새가 돼선 안되며 이는 쇄신의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면서 `시간'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한편 비대위 인선과 관련,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참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개혁적 성향인데다 박 비대위원장은 물론 `대중도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가깝다는 점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보수 통합' 입장을 뒷받침하는데 적격이라는 평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10명 안팎으로 구성될 비대위에는 당 내ㆍ외부 인사 수가 비슷할 걸로 보이지만,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만큼 비대위 내부 인사는 많아야 3명 정도가 될 전망이다.

    권영진 의원이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홍정욱 의원 등 쇄신파 1명이 들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함께 박 비대위원장은 공석인 사무총장과 대변인에 대해 금주 중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를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에는 김세연 의원 등 당 쇄신파 중 한 명이 중용될 가능성도 나온다.

    박 비대위원장은 그러나 비서실장은 두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한 초선 친박)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 의원모임인 여의포럼은 오후 의원회관에서 송년모임을 갖고 해체를 선언했다.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4년간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를 떠나 당내 화합ㆍ국민 대통합을 위해 비정치적인 모임이라 하더라도 대승적 결단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여의포럼은 자진해서 해산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박 비대위원장께도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 의원은 "좀 억울하다. 84명의 전문가를 초대해 공부만 열심히 했다"고 말했고, 여의포럼 회원인 박종근 의원도 "정치 토론한 일도 별로 없는데, 왜 해체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