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사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여야 합의처리를 앞장서 주장한 쇄신파로 꼽힌다.

    지난달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아수라장 속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되자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깊이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2008년 18대 총선 때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서 당선되면서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의정활동 내내 국회 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국회가 폭력으로 얼룩지자 같은 당 의원 21명과 함께 '국회바로세우기' 모임을 결성, '물리력 동원 의결 참여시 19대 총선 불출마'를 약속했었다.

    올해 4월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한-EU(유럽연합) 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격돌했을 때도 같은 당의 유기준 위원장이 기립표결을 선언하자 "저는 기권합니다"고 말한 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의 의사봉을 빼앗으려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자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

    이번 한-미 FTA 비준안을 놓고도 여야 대치국면이 이어지자 민주당 김성곤 의원 등 여야 협상파 의원들과 함께 '6인 협의체'를 구성, 합의처리를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본회의 표결에 불참했다.

    여야가 대화를 통해 쟁점현안을 풀지 못하고 극한 대립하는 후진 정치가 지속되는 한 더는 국회에 몸담고 있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서 이번에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씨의 장남인 그는 하버드대와 베이징대, 스탠퍼드대에서 수학한 수재로 자신의 인생역정이 담긴 '7막7장'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1998년 말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이후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에서 인수합병 및 금융전문가로 활약했고 2002년 말에는 30대 초반 나이로 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를 인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의정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활동하고 당내에선 국제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미국통', '중국통'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