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파장..'불출마' 잇따를까
  •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내년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에 불출마 한다. 

    홍 의원은 19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11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 자신의 부족함을 꾸짖으며 18대 국회의원 임기를 끝으로 여의도를 떠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서울 노원병을 지역구로 둔 그는 “지난 4년은 나에게 실망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국가의 비전과 국민의 비전 간 단절된 끈을 잇지 못했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냉소와 불신도 씻지 못했다. 정당과 국회를 바로 세우기에는 내 역량과 지혜가 턱없이 모자랐다”고 밝혔다.

  • ▲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내년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에 불출마 한다. ⓒ 연합뉴스
    ▲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내년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에 불출마 한다. ⓒ 연합뉴스

    그러면서 “직분을 다하지 못한 송구함이 비수처럼 꽂힌다. 그러나 나아감을 어렵게, 물러남을 쉽게 여기라는 성현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이제 어울림 없는 옷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했다.

    또한 “남이 덜 다닌 길을 찾아 후회 없는 삶을 영위하라는 가슴의 부름에 응하려 한다. 내 역량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빠르게가 아니라 바르게,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기여의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큰 실망을 안겨드린 18대 국회의 일원으로서 도리가 무엇인지 고민한다”며 사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홍 의원은 헤럴드미디어 대주주이자 영화배우 남궁원씨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그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졸업했으며 당내에서는 국제위원장을 지내는 등 ‘미국통’, ‘중국통’으로 불리고 있다. 자신의 인생역정이 담긴 ‘7막7장'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홍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여야 간 합의처리를 촉구하면서 물리적 충돌할 경우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이 비준안 표결을 강행처리 하자 본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한나라당 의원 22명이 참여하는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으로, 이 모임은 지난해 예산안 파동 직후인 12월16일 성명을 내고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쇄신 국면을 맞은 한나라당의 소장파 의원 중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은 홍 의원이 처음으로 향후 ‘불출마 동참’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최고위원 출신인 원희룡 의원과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