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들어본 뒤 최고위 참석 결정하겠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체제가 붕괴하고 있다.

    디도스발(發) 후폭풍에 대한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아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세 명의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한 이후 당연직 최고위원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까지 최고위원회의 불참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김장수 최고위원은 9일부터 최고위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당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경우 남는 사람은 홍 대표와 임명직인 홍문표 최고위원 2명뿐으로 당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는 사실상 와해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황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최고위 불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게 없다.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현재 최고위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며, 향후 황 원내대표와 행동을 같이 하겠다”라고 답했다.

    황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회의가 열리기 전 30여분 동안 이 문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 ▲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이주영 두 당연직 최고위원의 회의 불참 소식을 접한 홍준표 대표의 표정은 어두웠다. 홍 대표는 이들의 ‘최고위 불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다려 보자. 오늘은 최고위 회의가 없고 간담회”라고 짤막히 답변했을 뿐이다.

    장외에서는 홍준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진다.

    최고위원직을 자진 반납한 남경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홍준표 대표의 사퇴는 이미 시간문제이며 일단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박 전 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것이 가장 정도(正道)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천개혁과 관련해서는 “당에서는 2배수 정도의 추천권만 갖고 최종적인 공천권한은 일반 국민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때가 됐다”며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도입을 주장했다.

    남 의원은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이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의 단독범행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과 관련 “못 믿겠고, 국민도 안 믿을 것이다. 검찰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수사가 끝나고 미진하면 국정조사보다는 특검으로 가는 것이 방법이며 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그때는 정말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