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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실시하는 2016학년도 대학수능시험부터 영어시험을 없앨 계획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 5월 26일 서울고등학교에서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하 국영평)’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지금까지 어떤 후속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책만 발표하고 손놓고 있는 교과부 탓에 일선 학교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교과부가 당초 밝힌 국영평 시행방안에는 빠르면 2015년에 치르는 2016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시험을 국영평으로 대체한다.
고등학생용 국영평은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2급과 3급으로 나뉜다. 2급은 대학공부에 필요한 기초학술 영어사용 능력을, 3급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실용영어능력을 평가한다.
시험은 온라인으로 치르며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 4개 영역을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한다. 평가등급은 A, B, C, F로 구분되며 C등급 이상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말하기와 쓰기는 현행 수능시험과 달리 직접 영어로 말하거나 서술에 답해야 한다. 시험 난이도는 현재 수능보다 조금 쉬운 편이라고 한다.
시험은 고3 때 두 번 응시해 더 좋은 성적을 선택한다. 수험생들은 이 결과로 수능영어를 대체할 수 있다.
교과부가 국영평을 실시하려던 이유는 사교육비의 주 원인인 수능 영어시험을 국가공인 자격시험으로 대체할 경우 사교육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교육비 규모는 연간 20조9,000억 원. 이 중 영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0.33%(6조9,000억)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교과부의 예상과는 달리 국영평이 사교육을 오히려 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 수능 영어시험에서는 없었던 ‘영어 말하기와 쓰기’가 국영평에 포함된 데다 일선 학교에서도 국영평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수험생들이 학원에 의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교과부는 ‘EBS 방과 후 영어교실’을 이용, 국영평을 둘러싼 우려를 잠재우려 했으나 이 역시 홍보 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국영평이 수능 영어시험을 대신한다는 말은 언론을 통해 들었다. 영어 말하기를 가르치려면 선생님들이 먼저 준비를 해야 하는데 교과부로부터 들은 내용이 없어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영어정책과 관계자는 “일단 공교육 내에서 국영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교사 60% 이상에게 국영평에 대한 교육을 마쳤다”고 말했다.
교과부 측은 또 수능 영어시험을 국영평으로 대체하는 시기와 관련,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2012년 말 최종 결정할 것이다. 일단 2016년부터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