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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의 전 멤버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한 가수 이하늘이 예정된 소환 조사를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이하늘은 29일 오후 1시경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피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환 시간을 목전에 두고 '목이 잠기는 등 몸 상태가 좋지않다'며 경찰서 측에 조사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영등포경찰서는 또 다른 피고소인 김창렬만 따로 불러 약 2시간 가량 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관련 영등포경찰서 경제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하늘은 건강상의 문제로 조사를 연기한 상태"라며 "이번 주내로 소환, 관련 조사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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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 롤링홀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당시의 이하늘. ⓒ 조광형 기자
◆이하늘 '공개사과', 되레 역효과 불러 = 이하늘은 지난 3일 방영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자신이 내뱉은 '박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17일 홍대 롤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발언으로 비롯된 모든 일에 책임을 지겠다"며 "현재 출연 중인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잠정 은퇴 선언을 했다.
반면 김창렬은 15일 SBS 라디오 '김창렬의 올드스쿨' 생방송에서 이하늘과 함께 공개사과를 한 것 외에는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외견상으론 이하늘의 자세가 김창렬 보다 좀더 전향적이고 진성성 있는 행보로 비쳐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하늘만의 '독특한 화법'이 결국 화근을 자초했다.
당시 단독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이하늘은 "(박정환의 고소로)김태우의 결혼 발표가 묻혀 죄송한 마음이다", "처음엔 눈곱에 발등이 깨진 기분이었다" 같은 발언과 장난스런 포즈로 고소인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날 이하늘은 "본의 아니게 박정환과 가족, 지인들의 마음을 어지럽혔다"며 허리를 90도로 꺾어 사과의 말을 전했지만, 몇몇 튀는 언행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고소인으로 하여금 '자신을 조롱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우(愚)를 범하고 말았다.
속된 말로 혹을 떼려다 혹을 더 붙인 꼴이 된 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하늘 입장에선 나름대로 사과 표시를 한다고 한건데 표현 방법이 서툴렀던 것 같다"며 "소환 조사를 뒤로 미룬 행동 역시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만큼 조속히 경찰 조사에 응하는 게 또 다른 오해를 불식시키는 길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소속사 측은 이하늘과 김창렬의 잇따른 사과 표명이 오히려 더 큰 오해와 파장을 불러 일으키자 뒤늦게 두 사람에게 '입단속'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찰 소환조사에서 김창렬이 관련 사건에 대해 (기자들에게)함구로 일관한 것도 소속사와의 '사전 교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고소인 박정환은 지난 22일 오전 경찰서에 출두한 자리에서 "경찰 분께도 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한때 동료였던 이들과 이런 관계에 놓여 마음이 정말 아프지만 이번 일로 수년간 준비해 온 M&A 체결건이 잠정 중단됐고, 한 조직을 운영하는 이사가 한순간에 조롱거리가 됐다"며 이들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피고소인에 대한 진술조사를 마무리한 뒤, 필요시 고소인과의 대질 심문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