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징계-제명에 앞장서라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비준안이 대한민국 국회를 통과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지도부는 “참을 만큼 참았다” 며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참석 없이 소위 말하는 '날치기 통과'를 한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국민이 한나라당에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준 것은 한나라당이 국회를 맡아서 이끌어 나가 달라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대 여당인 한나라당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야당에 끌려 다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많은 보수세력들은 실망해왔다.

그러던 중 이번에 밀어부친 한나라당의 비준안 처리는 그 동안 침울했던 보수 지지세력에 다시 활기를 부어넣었다. 보수층은 그 동안 막혔던 체증이 풀렸다면서 한나라당 만세를 부르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썩 좋아 보이는 모습은 아니다. 강력한 리더십이란 반대파를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지 날치기는 아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비준안 무효 투쟁을 다짐하는 가운데 내년 예산심의를 비롯한 모든 의정활동을 보이콧 하겠다고 야단들이다. 예산심의를 보이콧 하면 정부예산에 의지하고 사는 공무원들과 힘없는 서민들만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민주당이 이처럼 무모한 처신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이번에 FTA 반대에 실패한 것은 전적으로 민주당의 잘못이다. 특히 ISD 조항을 문제 삼기로 한 결정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본다. 아무 의미도 없는 ISD 조항에 서면합의서까지 받아오라고 떼를 쓴 것은 누가 봐도 실소를 금치 못하는 시간끌기 작전이었다.

민주당의 두 번째 잘못은 정부의 협상팀을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라고 폭언하고, 5천명이 모여 국회의사당을 포위해야 한다는 등의 선동적인 표현을 일삼은 것이다. 극단적인 좌파들이나 할 이런 표현은 삼갔어야 했다.

세 번째 잘못은 민주노동당과 연합한 것이다. 좌파 세력들의 거센 힘에 몰려 좌파 성향으로 치우치면서 이제는 민주당의 정체성마저 잃고 좌파당으로 몰락해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지금 민주당은 어떤 비전도 없이 그저 반대만 하는 당으로 타락하고 있다. 좌파들과 함께 우물안에 갇혀 괴담이나 퍼뜨리며 맞장구를 치고 있으니 말이다.

네 번째 잘못은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단상에서 최루탄을 터뜨리고 고함을 친 김선동 민노당 의원을 방치한 것이다. 이런 사태는 야권 단합을 주도한 민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당이 먼저 나서서 김선동 의원을 국회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 국회동의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이것이 대 야당 민주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민주당은 미국이 250년 동안 지켜온 보수와 진보의 양당 정치를 연구해야 한다. 미국에는 좌파가 없다. 그 넓은 땅에 좌파가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 미국에도 한 때 공산당과 사회당이 반짝했었다. 하지만 국민의 호응도 없고 그 어느 당도 야권 단합의 제안을 해오지 않아 홀로 버티다가 스스로 사라졌다. 대한민국에도 좌파 정당은 없어야 한다. 보수 한나라당과 진보 민주당이면 충분하지 좌파 정당이 왜 필요한가.

민주당은 이번 FTA 싸움에서 생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민노당과 손잡고 좌파 정당으로 전락해버릴 것인지, 아니면 예전의 순수한 진보 정당으로 돌아갈 것인지를 이 기회에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이 길만이 민주당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