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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새해 예산안 심사에서 일주일째 손 놓은 채,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28일 오전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를 열고 예산심사 재개를 시도했지만 민주당이 참석하지 않아 곧 정회됐다.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감액-증액하는 계수조정 소위는 지난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일주일 째 공전만 계속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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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FTA 강행 처리 문제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맞닥뜨린 한나라당 이종혁, 장윤석 의원과 민주당 강기정, 주승용 의원 등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도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한미FTA를 빌미로 예산심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한미FTA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없이 국회 파행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있다고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조속히 예결위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여야는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헌법이 명시한 시한인 내달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약속했다. 민생에 있어서 여야가 따로 없다. 예산안 심사가 정치적 현안과 결부돼 지연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바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은 한나라당이 한미FTA 날치기 처리를 사과하고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해야 예산안 심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예산안을 4년 연속 날치기 처리하려는 것인지 한미FTA 날치기 비준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예산안 파행 책임을 민주당에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예산안 심사가 한미FTA 날치기 처리 이전으로 돌아가려면 한나라당이 신뢰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민주당 소위 위원들은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한나라당 소위 위원들과 정론관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 예산안 심사 파행의 책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6층(계수조정소위 회의장)에서 기다리겠다”(장윤석 의원), “예산은 정치와 다르다”(이종혁 의원)고 외치며 예산심사 참여를 촉구하자, 야당 의원들은 “FTA 사과부터 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자유선진당의 계수조정소위 위원인 임영호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같은 야당으로 민주당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FTA는 FTA이고, 예산은 예산”이라고 말했다. “서민의 어려움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예산을 만들어 합의 처리하는 것이 18대 국회의 체면을 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