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조심스러운 '기싸움'朴시장 "정치선배" 예우에 金지사 "당선 축하"변호사-피고인으로 인연에서 천만시민의 대표로
  •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갖기 전 악수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 뉴데일리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갖기 전 악수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 뉴데일리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4일 아침 박 시장 당선 이후 처음 만났다. 관심을 모았던 서울과 경기 단체장의 첫 만남에서 두 사람은 어색함을 뒤로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어갔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두 사람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현안과 갈등이 많은 서울-경기 단체장인 만큼 서로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날 박 시장은 김 지사가 평소 자주 매는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왔다. 후보 시절 논란을 빚었던 ‘에르메스 타이’였다. 그는 김 지사에게 “오늘 넥타이도 약속한 듯 똑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고 김 지사는 “(시장)당선을 축하드린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예전 변호사와 피고인으로 만난 인연이 있었다. 박 시장은 “지사님이 노동사건으로 감옥 가셨을 때 제가 그때 변호인단 한명이었는데, 지사님이 재판부를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변론이 워낙 탁월해 변호사들이 별 도움이 안 됐다. 정치권 선배님이시니 많이 가르쳐달라”고 치켜세웠다. 김 지사가 서노련 사건으로 구속됐을 때의 얘기다.

    서울 한 호텔에서 진행된 박 시장과 김 지사의 이날 면담에서 두 지자체는 향후 행정에 대한 공동 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았다. 버스 요금인상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설치 등 대중교통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또 수도권 협의 채널인 광역경제권협의회나 행정협의회, 수도권 교통조합 등은 현안 논의에 한계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새로운 협의 창구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남북으로 뻗은 방대한 지역이라 서울을 거쳐 소통이 되는 위치에 있다. 서울이 경기도민의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게 대중교통문제인데, 박 시장께서 우리 도민들의 고충과 애로에 대해 공감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버스요금 인상은 서울과 경기, 인천이 이미 박 시장님이 취임하기 전에 각 담당 국장들이 모여서 합의를 했다. 서울시도 경기, 인천과 함께 보조를 맞춰 시스템을 통일하는 것이 시민에게 혼란이 적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 시장은 약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버스요금의 경우 이미 경기도는 인상 결정을 한 상태지만 서울시는 고민, 검토 중이다”고 했다. 또 “이야기 나눈 전반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잘 말씀해 주셔서 도민 기대가 클 것이다. 충분히 협의할 것이고 지난번 협의를 잘 했는데 꼭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지사님 뵈니 역시 고단수”라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오전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박 시장과 김 지사는 대중교통 문제 이외에도 양 지역 공무원의 교류 근무와 문화레저공간 제공 등에 대해서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경기도 농촌 지역의 폐가를 활용해 서울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 등이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협의창구라는 것이 서울 경기 공무원 교류근무하는 방식, 또 기존 수도권 협의채널인 광역협의회나 수도권협의회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김용삼 경기도 대변인도 “서울-경기 교류는 있었지만 내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칸막이를 뛰어넘는 대승적 차원에서 수도권 주민들의 편안한 삶과 일자리 이런 모든 부분에서 건설적 협의를 펼치는데 첫 단추를 끼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두 지자체 실무진은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기 조만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