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 소련이 우리를 도와주려는데 미국이 막았다" 황당 주장산업혁명시대와 일제시대를 박정희 시대와 동일하게 취급하기도
  • "수업시간에 (첨부된) 저런 파일(유인물)을 따로 인쇄해 오셔서 나눠주고 (수업이) 끝날 때 다시 가져가시는데 일부러 하나를 안내고(반환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집에서 스캔 떠서 같이 올려요."

    목포에 사는 한 중학생이 자기 학교 교사의 수업 내용을 녹음해 공개하면서 한 말이다.

    이 학생은 "저번에(지난번의) 수업하실 때도 ‘이명박 친일파, 김대중 때처럼 북한 지원을 해야 (북한이) 마음을 연다. 소련이 우리를 도와주려 했는데 미국이 38선을 그어서 분단시켰다.’ 이렇게 선동을 하셔서..."라며 해당 교사의 수업이 일방적이고 주입식 교육이라는 점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학생이 문제의 인물로 지목한 목표의 한 중학교의 정 모 교사가 나눠준 유인물은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친일파 빼고 박정희 빼고...어쩌다 이 지경까지? "유관순은 여자 깡패" 이렇게 가르치겠다는 건가?'라는 기사다. 정 씨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이 문서를 읽고, 자신이 부연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정 교사가 나눠준 유인물을 보면, “역사가 권력의 이데올로기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독재와 민주화 관련 내용 및 친일파 청산 노력이 모두 삭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은) 궤변을 늘어놓은 것", “역사적 사실로 판명이 난 사안을 뒤집는 폭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정 교사는 이 유인물을 토대로 학생들에게 편향 이념 수업을 했다.

    정 교사는 “그 나라의 영혼이 독립할 마음이 없게끔 하려면? 정신을 말살하면 돼”라며 “말을 없애. … 국어, 역사 공부를 금지해. 그게 민족말살정책”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교과부의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을 일제시대의 민족말살정책에 비유했다. 정 씨는 “근데 이명박이가 그런 꼬락서니를 또 보이고 있다”며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사의 '사실 왜곡'은 계속 이어진다.

    그는 “뉴라이트 진영이라고. … 그 자식들이 뭐라고 하냐면 우리 경제의 좋은 바탕이 되었던 것은 일본놈들 때문이라고 그래. … 그걸 어떻게 좋은 걸로 표현을 하느냐. … 그리고 이승만, 박정희 시대 때도 (그런 식으로) 표현을 해. 우리가 누구 때문에 그렇게 했냐. 우리가 엄청나게 싸웠잖아”라며 일제시대와 이승만, 박정희 정권, 이명박 정권이 일맥상통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정 교사는 “어제 노동자대회도 갔다왔지만, (이렇게) 다 싸워주고 있거든 …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같은 인간이 나와가지고 또 우리나라를 웃기게 만들어 놓을꺼야”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이념 교육, 전교조의 교육 독재

    '어제 노동자 대회에도 갔다왔다'고 말하는 정 씨는 '교사=노동자'로 보는 듯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교사와 일반 노동자는 다른 지위를 갖는다.

    평범한 노동자는 법으로 정년을 보장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행동 또한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과 노동자 간의 협의에 따라 정한다. 반면 교사는 정치활동, 집단행동 등에는 제약을 받지만 공무원법, 교육법 등을 통해 그 신분을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올해 초 열린 전교조의 제10회 참교육실천대회 역사교육 분과 자료집을 입수해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한 결과, 편향적이거나 한국사를 부정적으로 서술한 학습자료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자료집에는 전교조 역사 교사들의 일제강점기에 대한 ‘우수 교육 사례’도 담겨 있다.

    전교조는 학생들에게 영국 산업혁명 초기의 노동자 착취 사례와 일제강점기의 노동자 사례, 1970년대 박정희 시대의 노동자 사례를 차례로 제시하고 공통점을 찾아 서술하라고 한다. 전교조는 또한 참고 자료를 통해 "석차를 매기는 상대평가 방식도 일제의 잔재"라며 "우리 언어와 놀이, 노래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에도 일제 잔재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정 씨가 비난한 이번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은 개별적인 사건명 대신 교육과정에 따른 큰 범주와 수준 등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었다고 교과부는 밝히고 있다.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 등 민주화 운동과 이승만 독재 등 독재 관련 내용은 집필기준에서 ‘4.19혁명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치변동과 민주화 운동 등 중요한 흐름을 설명한다’라는 부분과 ‘자유민주주의가 장기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로 시련을 겪기도 하였으나’ 부분에서 서술하도록 하고 있다.

    친일파 청산 관련 내용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과정과 의의를 서술한다’는 부분에서 제헌국회의 ‘반민족 행위자 처벌법’ 등을 통하여 서술될 수 있다.

    또한 교과부는 지난 14일 "사회적·국가적으로 인정된 중요한 사건은 당연히 교과서에 서술돼야 하며 누락할 경우 검정상의 불이익을 줄 것"이라며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민주화운동 사례와 제주도 4·3 사건, 친일파 청산 같은 주요 역사적 사실들은 집필기준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교과서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목포의 한 중학생이 고발한 정 씨의 수업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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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귀에 경 읽기) 이명박한테 백날 떠들어봤자 말길 못 알아듣는다는 이 말이야. …
    역사책 재미있지 않냐. … 재미없니? … 일제시대때로 가면 재미있어. 재미있는데. 왜냐하면 우리가 남의나라 식민지로 살았을 때의 설움을 느끼니까. … 근데 이명박 가카가 어떻게하냐. … 그 나라의 식민지로 만들기 제일 좋은 방법은? 아니다. 그 나라의 영혼이 독립할 마음이 없게끔 하려면? 정신을 말살하면 돼. 정신을 말살하는 정책이 있었지? 말을 없애. … 국어, 역사 공부를 금지해. 민족말살정책. 왜냐하면 니들 봐봐. 임진왜란 나오면 얼마나 신나. … (왜냐하면) 우리민족에 대한 사랑을 느끼는거야. 그런데 그런걸 못배우면 우리 진짜 별볼이 없다고 생각해.

    그래갖고 니네들 열심히 조선시대 당파싸움 들었을꺼야. 나라일에는 관심은 없고 지그들끼리 좋은 권력 차지하는 당파싸움을 했다고. 그런데 그것도 일본놈들이 만들어놓은거야. 한미FTA하면서 …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 당파싸움을 하냐. 그 당파싸움을 국민들을 위한 것으로 가면 돼. 근데 그걸 못했기 때문에 조선시대는 비판을 받아야되거든. 근데 그런 비판을 무조건적으로 하면 우리 역사를 별볼일 없는 역사로 만들어.
    그래갖고 니들 잘 알지. 반도. 우리가 (한)반도니까. … 어영부영해갖고 별볼일 없다고. 근데 전세계적으로 봐봐. 전세계를 지배했던 나라들. 그리스 발칸반도. 이탈리아 반도. 에스파니아 포르투갈은 이베리아 반도. 세계를 주름잡았던 나라가 다 그런 나라거든. 반도가 우리가 굉장히 좋은 장점을 갖고 있는데. …

    그게 일본이 우리 일제시대 때 최대한 우리한테 잘못이 있겠구나 이러고 별짓을 다했어. 근데 이명박이가 그런 꼬락서니를 또 보이고 있다고. 그 내용중의 하나가 뭐냐면 뉴라이트 진영이라고. … 그 자식들이 뭐라고 하냐면 우리 경제의 좋은 바탕이 되었던 것은 일본놈들 때문이라고 그래. 일제 시대때 그들이 우리한테 철도도 만들어주고 무엇도 만들어주고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됐대. 근데 그들이 얘들아 철도 만들어준게 우리를 위해서 한거냐. 아니잖아. 우리것 다 뺏어갈려고 훔쳤잖아. 그걸 어떻게 좋은걸로 표현을 하느냐. … 그리고 이승만, 박정희 시대때도 (그런식으로) 표현을 해. 우리가 누구 때문에 그렇게 했냐. 우리가 엄청나게 싸웠잖아. 근데 그걸 다 없애겠대.

    그 다음에 광주 5.18. 얼마나 무섭게 싸워. 우리 2000명이나 죽고 싸웠잖아. … 우리는 80년대 대학 시절이 암울했어. 맨날 최루탄 맞고 다니고, 내 친구 하나는 최루탄 맞아갖고 눈에 최루탄이 들어간거야. … 그런데 이렇게 피해를 입었는데 그런 내용을 다 없애버리겠대. … 어제 노동자대회도 갔다왔지만, (이렇게) 다 싸워주고 있거든 … 그렇지 않으면 이명박같은 인간이 나와가지고 또 우리나라를 웃기게 만들어 놓을꺼야.

    이완용. (그 후손이) 지 할아버지 땅을 찾으러 온 적이 있어. 그런 놈이 우리나라에 발 들여놓는 것도 웃긴 거잖아. 그놈이 할아버지땅을 찾으려고 왔는데 무슨 말이 나왔냐면 … 근데 그 땅을 다시 되돌려줘야한대. 이완용이가 어떤 이유로 그 많은 땅을 받았겠니. 일본놈 앞잡이였겠지. … 그랬는데. (도망갔으면) 어떻게해야 되느냐. 압수하고 백성한테 나눠줘야 되잖아. …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해서 그대로 우리나라에 남아. 근데 그런 친일파의 문제를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빼겠대. 말이 안되잖아. 이 땅에서 그런 놈들이 있으면 절대 바르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줘야 되잖아. 근데 그걸 빼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역사 문제야. 그래서 지금 우리가 공부를 하는거야.

    너희들 경제적으로 지금 현재 우리 정치를 갉아먹으려는 이런 것을 하고 있는 것이 이명박 정권이란다. 그래서 정치의 지도자가 진짜 중요해. 너희들 누차 느끼지만, 어디 정권 내내 현 정권을 비판했냐. 물론 내년 후년에 어떤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선생님은 끊임없이 비판을 할꺼야. 왜냐하면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되니까. 잘못된 것들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 방향을 잡아줄 수밖에 없거든. 하여튼 이명박 정권이 이러고 있단다. 알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