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꾼 여러분, 제발 양심은 버리지 말아 주세요"
  • 어느새부턴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이 '시위 공화국'으로 변해 버렸다.

    시청 별관 앞 덕수궁 돌담길은 365일 각양각색의 시위물결이 출렁이고, 여의도공원은 주말마다 각종 단체가 궐기대회를 벌여 혼잡스럽기 이를데 없다.

    도심지를 합법적(?)으로 점거한 이들 시위 세력으로 인해 도로교통 지체 비용이나 사회적 손실비용이 폭증하고 있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신고를 한 시위나 집회의 경우,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에 따라 이를 막거나 제지할 근거가 없는 형편이다.

    일각에선 건전한 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선 시민들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는 수고는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시위 문화가 잘 정착된 나라일수록 국민들의 질서 의식이나 생활 수준이 높다는 긍정적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 문제는 시위나 집회가 자주 열리는 시청과 여의도가 밤마다 시위꾼들이 버린 각종 음식물 쓰레기와 소음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등이 대거 참가한 '2011 전국 노동자대회'와 '한미 FTA 저지 범국민 문화제'가 열렸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보도블록 바닥에 돗자리 등을 깔고 소주 맥주 막걸리 등 온갖 종류의 술과 안주가 등장하는 술판을 벌여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집회인지 도심 야유회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집회가 끝나면 어김없이 소주병, 맥주 캔, 막걸리 용기 등이 어지럽게 광장에 나뒹군다.

    지난 주말 시청 인근에 왔다가 시위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일부 시위꾼들은 마치 술을 마시기 위해 거리에 나온 것인냥 집회와 시위는 뒷전으로 미룬 채 음식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집회 신고를 했다면 이들이 광장에서 시위를 하든, 여의도공원에서 시위를 하든 문제가 안될 것"이라면서 "다만 집회가 끝나면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나 신문지·전단지 등은 스스로 치우는 게 기본 아니냐? 일부 시위자들이 뒷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않아 새벽 마다 청소원들이 고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쓰레기 없는 시위', '소음공해 없는 시위', '도로점거 없는 시위'꿈꾸는 건, 나 혼자만의 착각은 아닌지….

    이들에게도 양심이 있다면…,

    그저 다음날 새벽, 청소차를 타고 거리를 청소하는 고마운 손길들을 한번 만이라도 기억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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