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출국전 참모들과 가진 다과회서 토로"일본-대만은 TPP 서둘려 하려 하는데..."
  •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선(先) 비준-후(後)재협상’ 하는 방식으로 하자는 제안을 민주당이 거부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일본과 대만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서둘려 하려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ASEAN 정상회의와 필리핀 국빈방문차 출국하기 전 청와대에서 주요 참모들과 다과를 함께하며 한 말이다.

  • ▲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맹형규 행안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맹형규 행안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지금처럼 국내 경제가 어려울 때 한-미 FTA가 살 길"이라고 했다.

    " FTA가 빨리 되면 젊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데 걱정"이라는 것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FTA가 빨리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한 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는 점을 거론하면서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 자신이 국회에 가 여야를 상대로 설득했음에도 민주당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 또는 유보를 전제로 제안을 거부하자 절로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전날 ‘제안 거부’라는 민주당 의총 결과가 나오자 "대통령께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의회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다.

    그만큼 진전을 보이려다 교착 내지는, 강행처리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린 현 상황에 실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과 손을 잡고 TPP 체결 및 발효를 한-미 FTA 발효보다 먼저 이룰 경우 미국 시장 선점 효과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