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 “없는 사람 잘살게 해달라” 朴“그게 제일 중요한 일”서울만 7번째 찾아…잦은 악수에 오른손 부어 올라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휴일을 맞은 23일 서울 강북 일대를 돌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를 지원했다. 선거를 사흘 앞두고 한나라당이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는 강북구, 도봉구, 동대문구, 성동구 일대를 돌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3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잦은 악수로 오른손이 부어올랐으나 그의 악수는 그칠 줄을 몰랐다. 눈이 마주치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는 적극적인 모습도 변함이 없었다.

  • 그는 이날 첫 일정으로 오후 1시께 서울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을 찾았다. 쉬는 날을 맞아 산책 나온 가족 단위의 시민들이 많았다. 그는 산책하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매주 나오세요?” “아기가 너무 예뻐요”라며 친근하게 다가섰다.

    한 시민이 “없는 사람이 잘살게 해달라”고 말하자 “그게 제일 중요한 일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또 한 할아버지와의 대화 도중 한 시민이 사인을 요청하자 “잠시만요. 얘기 듣고요”라고 정중하게 거절하기도 했다.

    이어 찾은 방학2동 도깨비시장에서는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팬을 만나 머쓱해지기도 했다.
    시장 안의 태극기로 장식된 한 정육점 주인은 박 전 대표가 “오랫동안 장사하셨나요”라며 인사를 건네자 “죄송합니다. 저는 박원순 아저씨 팬이어서요”라고 말해 박 전 대표를 무안하게 했다.

    그는 이곳에서 중소상인과 주부들과 만나 소통의 폭을 넓혔다. 식혜, 김밥, 떡, 전 등 시장 음식도 맛봤다. 또 상인회장에게는 “우리경제가 잘 되려면 소상공인이 잘 돼야 한다. 상인들이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의지를 갖고 단결해 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노원역, 동대문 의류쇼핑몰 두타, 왕십리 이마트 등을 차례로 방문, 주민들과 소통에 주력했다.

    그는 노원역 인근의 주공아파트 단지 쉼터에서 주부들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교육‧보육‧복지 문제와 관련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아이가 고학년이 될수록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엄마들의 호소에 박 전 대표는 예체능이 선택 과목으로 바뀌면서 창의적 사고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창의적 생각이 (미술, 음악, 체육 등) 이런 과목을 골고루 교육 받았을 때 융합을 하면서 나오는 것인데 너무 한쪽만 하면 시대에 안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몰입’이라는 책을 봤는데, 어른들도 몰입만 하고 달리기 등의 운동을 안 하면 정신이 좀 이상해진다더라”고 했다.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공부를 하고 체육도 하면서 발산하면 신체적·정신적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 교육은 너무 좋은 대학에 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어린이들은 중학교 다닐 때쯤에 소질이 나오는데, 음악이나 수학 등 좋아하는 과목이 뭔지를 알고 꿈을 정해 그 방향으로 가게 하면 창의적인 아이가 되고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대문 쇼핑몰 두타를 돌아본 후 왕십리 이마트를 찾았다. 자신의 승용차 대신 택시를 이용했다. 하루에도 10여명의 시민과 만나는 택시기사로부터 바닥민심을 듣고자 한 것이다. 

    그는 택시에서 내린 뒤 기자들에게 “예전부터 택시에 한 번 타고 싶었다”고 했다.

    “정치권이 어떻게 하면 국민을 편하게 해줄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반대를 위한 주장과 싸움만 해서 굉장히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신뢰를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대형할인매장인 이마트를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시민들은 “박근혜다”를 연호하자 그는 손을 흔들고, 젊은이들과는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매장 안에서도 몰려든 시민들의 사진세례가 계속 돼 박 전 대표의 ‘쇼핑’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는 “과일하고 좀 구매하려고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못샀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을 둘러보며 틈틈이 시민들의 장바구니에 뭐가 들었나 살피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오는 24일에는 부산 동구와 대구 서구를 잇따라 방문, 한나라당의 승리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에는 서울 시내를 돌며 나 후보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