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부터 신경전..감정싸움 양상도
  •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20일 네번째 TV토론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전을 벌였다.

    중앙선관위 주관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종반으로 접어든 선거전이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의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되는 것을 반영이라도 하듯 가시돋친 설전을 넘어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였다.

    모두발언부터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 후보는 "한나라당의 흑색선전 인신공격으로 큰 고통을 받고, 우리나라 정치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나 절망감을 느꼈다. 한나라당은 구태정치세력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선거 때마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변화를 새롭게 포장해 유권자를 유혹하는데, 표를 구하려고 인기영합적 정책을 남발하고 선동적 구호를 외칠 수는 없다"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논란을 거론하며 나 후보의 입장을 묻는 과정에서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졌다.

    박 후보는 "어마어마한 불법, 편법을 저질렀다. 대통령과 영부인, 아들은 부동산 실명제를 위반하고 국고를 유용해도 되는지 말해달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법적 문제점이 있다면 당연히 밝혀져야 한다"고 대답한 뒤 "박 후보가 한 손에는 칼을 들고 한 손에는 후원금을 받지 않았느냐. 특권과 반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아름다운재단의 대기업 후원금 모금문제를 따졌다.

    이에 박 후보는 "아름다운재단의 웹사이트에는 들어가 봤느냐. 저는 나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얘기를 안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정책토론인 줄 알았는데 내곡동 사저를 먼저 말하기에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나 후보 부친과 나 후보가 이사로 있는 학교의 행정실장이 회계장부를 소각했는데 이는 큰 문제"라며 "나 후보도 이걸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문제삼았다.

    나 후보는 "아버님 학교와 관련해 네거티브가 너무 심해 아버님께 송구스럽다. 그 당시에는 장부 보관하는게 법으로 돼 있지는 않았다. 허위사실이 나온대로 유포하는 것이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한강 르네상스 등 도시개발 사업의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박 후보는 "한강르네상스는 대표적 전시 행정으로 많은 것이 낭비됐다. 등록금, 급식, 어르신 복지에 들어갈 게 전부 전시행정이 들어갔는데 이명박-오세훈 10년 토목 전시행정과 결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전임 시장의 일을 부정했는데 무조건 매도하기보다 긍정적인 것을 발전시켜야 한다. 오히려 박 후보가 양화대교의 한쪽 다리를 그대로 놔둬 전시의 표본으로 하겠다는 것은 또다른 전시행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반박했다.

    주택정책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나 후보는 재건축 연한을 20년으로 완화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제2의 뉴타운으로 이어진다. 오 전 시장은 전세대란을 해결 못하고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부동산 카드로 표를 얻는 시대는 지났다"고 몰아붙였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공공임대주택을 2년 반 동안 8만가구를 짓겠다는 것이야말로 포퓰리즘 공약 아닌가. 박 후보는 노원구청장이 재건축 연한 완화를 반대하는 서면을 보냈다고 했는데 그 구청장은 자기가 제출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고 해명을 요구했다.